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거울
본시 당신은 내가 아니었소
중년의 어느 날
거울 앞에 볼모로 잡혀 잠시 섰더니
내가 당신이 되었소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세월을 뭉개느라
계곡물처럼 흐르다 보니
얼굴에 잔물결이 조금 일고
줄이 빼뚤빼뚤해졌소
이런 형색이어서 참으로 미안하오
하지만 이런 모습은
거울에 비칠 때만 보일 뿐
나의 형체는 볼 일이 없소
거울 속 나의 모습을
책임지지 않고 싶지만
내가 아닐 수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소이다

[김태식]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온마음재가센터 사회복지사(현)
울산신문 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해양문학상 논픽션 소설 당선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이메일 : wavekt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