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 헨리 제임스의 '메이지가 알았던 것'- 아동학대를 비판하다

민병식

헨리 제임스(1843~1916)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파리, 제네바, 런던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오랜 외국 생활을 했다. 그는 미국 문학사상 가장 화려하고 영향력 있는 소설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고, 20편의 소설과 112편의 단편을 비롯하여 희곡, 여행기, 평론집, 기고문을 남겼다.

 

이 작품은 장편소설로 1897년 발표되었고, 빅토리아 시대 말기 영국 사회에서 부부의 잘못된 이혼, 재혼이 아이의 성장과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한다. 런던의 중산층 부부 비즐리 부인과 비즐리 씨는 끊임없는 불화 끝에 이혼한다. 법원은 어린 딸 메이지를 6개월씩 부모가 번갈아 가며 양육하도록 결정한다. 메이지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오가며 생활하는 동안 아버지는 젊은 가정교사 모드를 들이고 어머니는 약간 이상한 아줌마를 가정교사로 들이고 젊은 남자 클로드 경과 눈이 맞는다. 

 

결국 아버지는 모드와 재혼하고 어머니는 클로드 경과 재혼한다. 메이지는 부모가 네 명이 되고 번갈아 각 가정을 다니며 지내게 되는데 재혼을 하였음에도 두 가정 모두 순탄한 결혼 생활이 아니다. 두 가정은 끊임없이 갈등과 이별을 반복하고 메이지의 생활은 점점 더 불안정해진다.

 

시간은 지나가고 이게 무슨 일인지 아버지가 재혼한 가정교사 모드와 어머니와 재혼한 클로드 경이 서로 눈이 맞는다. 거기에 더해 아버지는 돈 많은 미국 여자를 만나 미국으로 간다고 하고 어머니는 클로드 경에게 양육권을 넘겼다고 한다. 결국 친부모 모두 메이지를 떠나고 메이지는 아버지의 전 아내 모드와 어머니의 전 남편 클로드라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보호자의 기묘한 조합 속에 떨어지고 다시 보호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작품은 그 결정을 밝히지 않고 여운을 남기고 끝나는데 결국 메이지만 어른들의 욕심과 횡포에 피해자가 될 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작품은 메이지를 통해 어른들의 무책임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친부모에게 버려진 메이지는 올바르게 클 수 있을까. 아동학대는 폭력은 물론 방임, 책임 회피 모두 아동학대다. 최근 우리나라 이혼율도 증가하고 있고 어른 같지 않은 이들이 자녀를 돌본다며 인간 이하의 아동학대 범죄를 죄의식 없이 저지른다. 꽃보다 예쁜 어린아이가 온몸에 맞은 멍 자국, 겁에 질려 학대받고 있고 사망하는 사례도 있다. 누구 탓인가. 과연 어른들의 이기심과 위선은 어디까지인가. 작품은 인면수심의 인간들이 부모로서의 자격이 있는지에 관해 묻고 있다.

 

 

[민병식]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시인

현) 한국시산책문인협회 회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뉴스 인문학칼럼 우수상

2022 전국 김삼의당 공모대전 시 부문 장원

2024 제2회 아주경제 보훈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

이메일 : sunguy2007@hanmail.net

 

작성 2025.12.10 11:11 수정 2025.12.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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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