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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지?
나 그만 부자가 되고 말았네
대형 냉장고에 가득한 음식
옷장에 걸린 수십 벌의 상표들
- 문정희, <성공시대> 부분
고대 중국의 현자 순자는 말했다.
“둔한 말도 준마의 하룻길을 열흘에는 갈 수 있으니, 성공은 포기하지 않은 데 있다.”
많은 사람이 순자의 이 말을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라는 말로 해석한다. 유행가 가사처럼 ‘안 되는 일 없단다. 노력하면은’
사람들은 암묵적으로 노력의 목표를 세속적 성공으로 보는 듯하다.
어떻게 하지?
나 그만 부자가 되고 말았네
대형 냉장고에 가득한 음식
옷장에 걸린 수십 벌의 상표들
문정희 시인은 ‘자신의 성공’을 한탄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은 인간의 진정한 삶의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순자는 성공의 목표가 뚜렷하다.
그가 살아가던 시대는 전국시대(戰國時代)였다.
피바람이 불던 전쟁통에서 그는
도덕정치(道德政治)가 실현되기를 간구했다.
만백성의 평화로운 삶,
그는 이러한 세상을 위해 엄격한 인성교육을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숭고한 목표는 사라지고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라는 말만 금과옥조가 되어있다. 이 시대의 음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