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이창석)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조류 저어새(Platalea minor)의 주요 집단번식지인 강화도 각시암에서 서식 위협요인을 저감한 결과, 번식쌍수가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강화도 각시암은 서해안 약 20여 개소의 저어새 번식지 중 하나로, 2006년 8쌍에서 최근까지 약 50여 쌍이 번식하는 작은 갯바위다. 그러나 번식 공간 부족과 조수간만의 차로 인한 둥지 침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국립생태원은 2024년 말 각시암 번식지 내 인조암(人造巖)을 조성해 수몰 위기에 처한 둥지를 보호하고 안정적인 번식 공간을 확보하는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각시암의 번식 쌍수는 2024년 50여 쌍에서 2025년 76쌍으로 약 52% 증가했으며, 특히 인조암 상단부에서 약 15쌍이 새롭게 번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환경개선 사업은 2022년부터 국립생태원과 한국가스공사가 협력하여 추진 중인 저어새 보전 사업의 일환이다. 양 기관은 저어새 번식지 포식자 침입 방지시설 설치, 전국 모니터링 지원, 지역사회 인식개선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저어새 보전에 기여해 왔다.
저어새는 1990년대 전세계 약 400개체에서 현재 약 7,000개체만 남아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전 세계 번식 개체군의 약 90%가 인천, 충남, 전남 등 우리나라 서해안의 무인도서를 주요 번식지로 이용하고 있다.
올해 4~7월 실시된 전국 저어새 번식지 모니터링 결과, 국내 번식 개체군은 약 2,600쌍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도 2,400여쌍 대비 약 7% 증가한 수치로, 국내 저어새 개체군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수립한 「저어새 보전계획(2021~2027)」은 2027년까지 국내 저어새 번식 개체군 5,000개체(2,500쌍) 확보를 목표로 설정했으며, 올해 이미 그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승운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장은 “이번 저어새 핵심 번식지 환경개선 효과 검증은 서식지 보전 활동이 야생 개체군의 실질적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안정적인 서식지 보전과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