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교육청은 AI·디지털 시대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과 미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독서·토론·인문학 교육 2030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12월 18일 광성중학교에서 ‘책 읽는 학교,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서울’ 비전 선포식을 연다.
이번 선포식은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교육 현장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의 과제로 공유하겠다는 선언의 자리다. 국회 교육위원회와 서울시교육청, 학교 현장이 함께 참여해 AI 시대에도 인간의 사고력과 언어 능력이 교육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공동 인식을 확인하고, 범사회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계획을 통해 과도한 디지털 의존으로 나타나는 문해력 저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교과 핵심 개념을 삶의 맥락 속에서 활용하는 깊이 있는 학습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교육이 아니라,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며 삶에 적용하는 학습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방향이다.
추진 계획은 책 읽는 학교 문화 조성, 수업과 연계된 독서교육, 삶과 연결된 인문학 교육, 함께하는 독서·인문학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네 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모든 교육 활동의 공통 기반으로 ‘서울 독서교육 핵심 개념 20’을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학교급을 관통하는 독서 수업을 운영한다.
초·중학교에서는 독서를 교육과정 전반의 중심에 두는 독서 중점학교를, 고등학교에서는 인문학 실천학교를 운영한다. 인문학 실천학교에서는 문학과 문화, 역사 등 인문 요소가 학교 공간과 수업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해 학생들이 공감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고, 글로벌 역량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독서 중점학교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독서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개인별 독서 성과와 진로 설계를 연결하는 디지털 독서 배지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이 핵심 개념과 연계된 도서를 읽고 탐구한 과정을 디지털로 기록해 자신의 성장을 시각화하는 방식이다.
수업 현장에서는 개념기반 탐구 독서 수업이 운영된다. 학생들은 핵심 개념 간의 관계를 스스로 탐색하고, 관련 도서를 통해 개념을 분석한 뒤 이를 사회 문제나 교실 속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사고의 깊이를 넓히고, 배운 내용을 새로운 영역으로 전이하는 학습 경험을 쌓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공간 역시 독서 중심으로 재구성한다는 방침이다. 학교 신설이나 노후 학교 재구조화 과정에서 초기 설계 단계부터 독서 친화 공간을 확보하고,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책과 만나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평생 독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학교 도서관과 지역 공공도서관, 학부모와 시민이 함께하는 지역 연계 독서 생태계도 구축한다. 학교와 대학, 마을 독서 공동체를 연결하고, 온·오프라인 글로벌 작가 광장을 운영해 학생들이 세계 각국의 작가와 직접 소통하며 지적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책 읽는 마을을 넘어 책 읽는 도시 서울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계획을 통해 학생들이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사실과 왜곡을 구분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독서와 토론 중심의 사실 확인 교육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정근식 교육감은 “AI 시대일수록 인간의 사유와 성찰, 언어적 사고력이 교육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과 인문학적 사고가 조화를 이루는 사람 중심의 미래형 독서·인문학 교육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