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퇴계동 ‘에모리잉글리시’ 임유선 원장 “파닉스와 리딩을 넘어 ‘사고력 기반 영어 학습’을 진행합니다.”

IB 철학 기반 사고력 영어교육

 

▲ 춘천 퇴계동 ‘에모리잉글리시’ 임유선 원장

 

춘천 퇴계동에 위치한 ‘Emory English’. 단순한 영어 공부방이라기엔, 이름이 주는 울림이 묘하게 깊다. “AI 시대에 영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생각을 전달하는 언어가 되어야 한다”는 한 문장이 기자의 시선을 멈추게 했다.

 

직접 찾아간 ‘에모리잉글리시’의 임유선 원장은 따뜻한 미소와 단단한 신념을 함께 지닌 교육자였다. 그녀는 “영어는 점수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가치 있는 말을 영어로 표현하는 힘을 키우는 도구여야 한다”고 말했다.

 

▲ 학부모-학생-선생의 밀접한 소통으로 꼼꼼하게 관리하는 에모리잉글리시

 

“아이비(IB) 철학, 아이가 스스로 묻고 탐구하며 성장하는 교육”

‘에모리잉글리시’는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 철학을 기반으로 한다. 단순한 어학 학원이 아니라, 사고력과 주도성을 키우는 영어 교육 공간이다.

IB는 암기식 교육이 아니라 탐구·비판적 사고·소통·책임 있는 행동을 강조하는 국제 교육 체계다.

 

임 원장은 “IB 교육은 아이가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교육”이라며 “정답보다 사고의 깊이를 중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영어를 잘 말하는 것보다, 가치 있는 말을 영어로 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 아이들이 직접 고른 원서로 진행하는 수업으로 학습동기 부여

 

“에모리에서 배운 건 단순한 영어가 아니었어요”

임유선 원장은 이름 그대로 ‘에모리잉글리시’의 뿌리와도 같다. 그녀는 미국 에모리대학교(Emory University) 에서 신학 석사를 공부하며 사람과 교육, 그리고 ‘가치 있는 대화’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에모리에서 공부할 때 ‘Contextual Education’이라는 수업이 있었어요. 저는 노숙자 센터에서 4시간씩 봉사하며 그 경험을 신학과 연결해 토론했죠. 다른 학생들이 ‘안타깝다’거나 ‘상담해줬다’고 말할 때, 저는 ‘이 사람들에게 교육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어요. 먹고 자는 도움보다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힘, 그게 진짜 회복이라고 생각했거든요.”

 

▲ 원서중심의 수업으로 영어문해력을 기르는 에모리잉글리시

 

그 말을 들은 교수는 그녀에게 “그게 핵심이다”라며 “너는 통찰(insight)이 있다”고 격려했다. “그때 깨달았어요.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가치 있는 말을 영어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요. 그게 지금의 IB 철학,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과 맞닿아 있죠.”

 

졸업 후 그녀는 서울 대치동 영어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대치동을 가기 전엔 좀 부정적으로 봤어요. 공부만 강요하는 곳이라고. 그런데 실제로 가보니, 시스템과 관리, 교육의 질이 정말 뛰어났어요.”

 

▲ 영어 프레젠테이션 수업으로 리서치 스킬과 영어스피킹능력 향상

 

그녀가 맡은 수업은 ‘영어 원서(리터러처) 교육’이었다. 단어 암기가 아닌, 스토리 중심 영어 학습이었다. 아이들은 이야기 속 문장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영어를 흡수했고,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갔다.

 

하지만 춘천으로 돌아와 보니, 그런 수업을 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서울에서는 20년 전부터 원서교육이 일상인데, 춘천에서는 아직 생소하더라고요. 경제적 환경 때문에 좋은 교육을 받기 어려운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그녀는 춘천에서 ‘모두에게 열린 IB형 영어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고액 과외 대신, 합리적인 수업료로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공부방을 직접 열었다.

 

▲ 학습에 맞는 Activity로 체화학습 진행

 

“아이비 수업의 핵심은 ‘좋은 질문을 던지는 아이’”

임유선 원장은 IB의 초등과정(PYP) 철학을 그대로 반영해 수업을 설계한다. “IB는 아이가 스스로 묻고 탐구하며, 연결하고 표현하는 교육이에요. 그래서 저는 답만 맞히는 아이에게 점수를 주지 않아요. 대신 질문을 하거나, 배운 내용을 자기 경험과 연결하면 더 높이 평가해요.”

 

예를 들어, 파닉스 수업에서 아이가 “bat가 지금 밑에 깔린 매트(mat) 랑 발음이 비슷해요” “name이 내 이름(name)이랑 소리가 같아요!”라고 말한다면, 그 순간이 바로 ‘지식의 확장’이다.

“이런 사고의 연결이 바로 IB의 핵심이에요. 저는 아이들이 이런 말을 할 때 가장 기뻐요. ‘정답’보다 ‘사고’가 중심이 되는 수업이거든요.”

 

또한 수업 중에는 시도 자체를 칭찬한다. 틀려도 괜찮다. “도전하고 질문하는 아이에게 포인트를 줍니다. 그게 바로 AI 시대에 필요한 인간의 힘이에요.”

 

▲ 크리스마스 Special Class 진행모습

 

“파닉스 수업도 ‘탐구형 프로젝트’로”

유치부 과정에서는 영어를 ‘놀이처럼’ 시작한다. “아이들은 재미가 있어야 배워요. 원서와 노래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발화 중심의 수업을 합니다.”

 

아이들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면 파닉스로 넘어간다. 하지만 이 또한 단순한 반복 학습이 아니다. 임 원장은 ‘파닉스 IB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아이들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엄마에게 영어를 가르쳐보는 활동이에요. 아이들은 문구점에서 재료를 직접 고르고, 2주-4회차 수업시수 동안 프로젝트를 만들어 부모님께 발표합니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아이들이 문구점에서 물건 고르는 게 제일 재밌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엄마랑 같이 한 게 제일 좋았어요’ 라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 학습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의 따뜻한 경험에서 출발하더라고요.”

 

▲ 파닉스 + 사이트워드로 읽기유창성 연습

 

임유선 원장은 지금도 매주 자신의 아이와 도서관에 가서 함께 공부한다. “딸아이에게 공부는 힘든 게 아니라 즐거운 경험이에요. 이게 바로 제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배움의 모습이에요.”

 

그녀는 현재 국제 IB 교사 자격증(IBEC PYP) 취득을 준비 중이다. “한국은 교원 자격증이 있어야 가능해서 해외 과정을 수강하려고 해요. PYP(초등)부터 시작해서 MYP(중등)까지 도전할 계획이에요.”

 

또한 최근 강원도 교육청이 IB 프로그램 조례를 공포하면서 그녀는 지역 내 IB 확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있다. “서울이나 제주보다 늦었지만, 강원도에서도 이제 시작이에요. 강원도 IB 사교육 센터로 발전시켜 보고 싶어요.”

 

▲ 야외수업으로 창의성 향상

 

임 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사교육을 하지만, 사교육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했다. “저는 사교육을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불평등을 메우기 위해 하는 거예요. 대치동 아이들이 받는 교육을 춘천 아이들도 받아야죠.”

 

그녀는 최근의 2032 대입 개편안의 방향성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했다. “수능 절대평가, 논술형 문항 확대 등은 잘 가고 있다고 봐요. 하지만 학생들이 무한경쟁하게 만드는 분위기 속에서는 좋은 제도도 왜곡되기 마련입니다. 실제 2026 수능에서 절대평가인 영어가 제일 어렵고 1등급 학생수가 매우 적었거든요. 아이들이 스스로 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교육에 끌려가는 대상이 아니라 개선하기 위한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가 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임유선 원장이 직접 제작한 IB워크시트와 원서워크북 & 수업에서 사용하는 교재와 원서

 

마지막으로 학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임 원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이들이 틀릴 때마다 실망하지 마세요. 아이의 태도는 부모의 태도에서 나와요. 배우는 중이니까, 실수해도 괜찮아요. 그 과정을 지켜봐 주시면 아이는 훨씬 멀리 갑니다.”

 

‘에모리잉글리시’의 수업은 정답보다 ‘생각’을, 성적보다 ‘성장’을 중심에 둔다. IB 철학을 품은 작은 영어 공부방이 춘천 아이들에게 “가치 있는 말을 영어로 할 수 있는 힘”을 가르치고 있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emory.english.room

블로그 https://blog.naver.com/emory_english

작성 2025.12.18 23:09 수정 2025.12.1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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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