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다이렉트뉴스=편집부]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된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란 최고지도자가 시위 진압 과정의 대규모 사망자 수를 직접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하메네이는 테헤란에서 열린 연설에서 이번 유혈 사태의 책임을 미국과 이스라엘,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며, 트럼프를 “범죄자(criminal)”라고 규정했다. 그는 “미국과 시온주의 세력이 이란 내 혼란을 조장했고, 그 결과 수천 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위는 2025년 12월 말 경제난과 정치적 억압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돼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됐다. 인권단체들과 외신들은 보안군의 실탄 사용과 대규모 체포가 동반됐다고 전하고 있다. Human Rights Activists News Agency(HRANA) 등 인권 단체는 사망자가 최소 3,000명 이상에 달하며, 2만 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통신 차단과 언론 통제로 인해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 당국은 시위대를 “폭도이자 외세의 사주를 받은 내란 세력”으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정당화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발언 역시 사망 규모를 부분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정권의 직접 책임을 부인하고 외부 개입론으로 초점을 이동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응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와 성명을 통해 “이란에는 이제 새로운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하메네이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란 정권은 국민을 두려움과 폭력으로 통치하고 있으며, 수천 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위대에 대한 무력 진압을 “잔혹한 폭력”으로 규정하며, 국제사회가 이란 정권의 행태를 더 이상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의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유럽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독립적인 사망자 조사와 책임자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외부 조사 요구를 “주권 침해”로 일축하며 거부하고 있어, 사태가 단기간 내 진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GDN VIEWPOINT
이번 하메네이의 발언은 단순한 ‘인정’이 아니라 정권 위기 관리의 신호에 가깝다. 수천 명의 사망을 처음으로 언급했지만, 그 책임을 곧바로 트럼프와 미국으로 돌린 점에서 이는 사실 고백이 아닌 프레임 전환이다. 반면 트럼프는 이를 인권 문제이자 체제 문제로 확대하며, 이란 정권의 정당성 자체를 흔들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거리의 시위를 넘어 이란 내부 불안과 미·이란 간 프레임 전쟁이 정면 충돌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숫자를 인정한 순간, 이란 정권은 더 이상 이 사건을 ‘없던 일’로 만들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