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서관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기존 독후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메이커 활동과 과학 실험, 체험형 수업을 통해 정보와 문화를 함께 제공하는 공간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 부산 강서기적의도서관에서 진행 중인 초등 과학체험 특강 '현미경 속 작은 우주 세상’프로그램 이다.

2026년 겨울방학을 맞아 운영 중인 이 특강은 아이들이 직접 관찰하고 질문하며 과학을 이해하도록 설계된 STEAM 과학융합 프로그램이다. 이 수업의 핵심은 결과보다 사고 과정에 있다. 아이들은 정해진 답을 배우기보다, 현미경을 통해 보이지 않던 세계를 직접 들여다보고 차이를 발견하며 스스로 의미를 해석한다. 과학이 암기의 대상이 아닌 탐구의 언어로 전환되는 지점이다.
‘현미경 속 작은 우주 세상’에서 다루는 나노의 개념 역시 단순히 작은 크기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수업에서의 나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을 관찰하고, 구조와 규칙을 찾아내는 사고의 과정을 의미한다. 현미경은 사물을 크게 보여주는 도구가 아니라, 보이지 않던 차이를 인식하게 하는 과학적 도구로 활용된다. 아이들은 확대된 이미지를 통해 형태와 경계를 살피고, 예상과 다른 구조를 발견하며 자연스럽게 ‘왜 이런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도달한다.
이번 초등 과학체험 특강은 2026년 1월 10일부터 31일까지 매주 토요일, 총 4회차로 운영되며, 현재는 초등 3~4학년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수업은 부산 강서기적의도서관에서 기획하고, 과학체험 전문 교육기관 ㈜익사이팅에듀가 운영을 맡았다. 1차시에서는 현미경 사용법과 미시 세계 관찰을 중심으로 한 기초 수업이, 2차시에서는 식물세포 구조를 직접 찾아보고 기록하는 실습 중심 수업이 이어졌다.
이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들이 학습의 주체가 된다는 점이다.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순간, 아이들은 설명을 기다리기보다 자신이 본 것을 먼저 말하기 시작한다. 수업을 진행하는 (주)익사이팅에듀 대표 정근화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무엇이 보였는지, 이전 관찰과 어떤 점이 달랐는지를 묻는 질문을 던지며 사고의 방향을 확장한다. 이 과정에서 과학 수업은 지식을 전달하는 시간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시간으로 전환된다.
‘현미경 속 작은 우주 세상’은 관찰에 그치지 않고 융합으로 확장되는 STEAM 수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아이들은 관찰 결과를 기록하고, 말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며 의미를 재구성한다. 비슷한 구조를 분류하고 생활 속 현상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이 하나의 사고 흐름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과학이 교과서 속 지식이 아니라, 일상과 연결된 사고 방식임을 체감하게 된다.
수업을 통해 가장 크게 나타나는 변화는 아이들의 과학을 대하는 태도다. 보이지 않던 세계를 직접 관찰한 경험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질문을 이끌어낸다. 아이들은 관찰 결과를 근거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려 하며, 이 과정에서 관찰력과 비교·분류 능력, 논리적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이 함께 성장한다.
‘현미경 속 작은 우주 세상’은 단순한 방학 체험을 넘어, 도서관이 학습과 탐구의 거점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는 초등 3~4학년 대상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학년별 이해 수준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어 초등 전 학년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도서관 특강은 물론 학교 과학체험, STEAM 수업, 진로체험 프로그램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크다.
책을 넘어 체험으로, 감상에서 탐구로.
작은 세계를 들여다본 아이들은 어느새 더 큰 세상을 질문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