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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바람
박하영
그 겨울 칼바람이 불어 닥쳤다
이 땅에 불어온 갈등과 분열의 바람이
회오리쳤다
이쪽 저쪽을 가르며 맹렬히 울부짖던
바람의 위력은 평화로운 일상을 무너뜨리고
세상을 혼동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나라는 쓰러질 듯 휘청거리고
사람들은 허리끈을 졸라매고
죽자사자 거리로 나섰다
해답을 찾으려고 애를 써도 찾지 못하고
상식과 정의에 목마른 사람들
목이 터져라 소리소리 질러도
사그러들지 않는 분노의 함성은 높아만 갔다
두 동강이 난 나라에 사는 것도 천추의 한인데
합치는커녕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들
아직도 네 편 내 편 가르며 회오리치는 바람
제발 서로 자제하고 용서하며
의기투합하여 서로 믿고 의지하는
평화로운 일상으로 되돌아가기를
어지럽게 흔들리는 이 나라
동방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서럽게 그립다

[박하영]
1950년 전남 함평 출생. 2000년
[창조문학] 등단.
시집 『바람의 말』 『또 바다에 왔습니다』 『직박구리 연주회』,
수필집 『별 본 밤』,
문파문학상 수상.
문파문학 고문.
율동시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