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움’의 이면을 들여다보다 — 영민 작가가 그린 자존감의 심리학

비교의 시작은 너무 일찍 찾아온다

다름이 빛으로 변하는 순간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있는 ‘작은 아이’

부러움의 이면을 들여다보다 

— 영민 작가가 그린 자존감의 심리학

 

 

춤을 잘 추는 친구가 부러워요하지만 그 친구는 내가 동물을 잘 돌본다고 부러워한대요.”

그림책 『난 네가 부러워』는 이 한 문장으로 시작한다단순한 문장 같지만그 속에는 현대 사회의 축소판이 담겨 있다.

우리의 인생은 비교라는 이름의 미세한 경쟁에서 시작된다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교직장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를 견주며 살아간다.

작가 영민은 이 비교의 세계를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다곱슬머리숫기 없음눈물 많음덜렁거림 등아이들이 스스로 단점이라 여기는 특질을 통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정말 단점일까?’

그 질문은 독자 스스로의 내면으로 되돌아간다어린 시절 조용해서 문제야”, “너무 감정적이야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영민의 책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른들에게 자기비판의 습관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반전이다겁이 많은 아이는 조심성이 있다눈물이 많은 아이는 감정이 풍부하다’.

단점이라 여겨졌던 성향이 시선을 달리하자 강점으로 뒤집힌다.

이 전환의 순간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자아를 재해석하는 과정이다.

『난 네가 부러워』는 모든 것은 양면을 가진다는 메시지를 단단히 품고 있다.

그림책의 짧은 문장과 다채로운 의성어·의태어(“복슬복슬”, “쭈뼛쭈뼛”, “꼼지락꼼지락”)는 언어적 리듬을 만들어내며아이들의 마음속 미묘한 움직임을 생생히 전달한다.

이는 마치 한 편의 시이자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심리 에세이 같다.

결국 작가는 말한다

 

모든 존재는 사랑받을 이유가 있다.”

 

그 메시지는 아이뿐 아니라자기 자신에게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며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도 절실하다.

 

그림책은 원래 아이들을 위한 장르로 분류되지만『난 네가 부러워』는 명백히 어른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성인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이 얼마나 오래전부터 비교의 늪에 갇혀 있었는지를 깨닫는다.

직장에서 동료를사회에서 타인을, SNS에서 낯선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어른들의 심리.

이 책은 그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조용한 처방전이다.

마지막 장에 삽입된 거울 페이지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다.

책을 덮는 순간독자는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자기긍정을 되새기며잃어버린 내면의 아이를 안아주는 시간이다.

 

영민 작가의 그림은 따뜻하다그리고 동시에 정직하다.

아이들의 솔직한 표정꼬불꼬불한 선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장면들은 단순한 일러스트 이상의 힘을 가진다.

그림은 말보다 깊은 언어다.

아이들이 자신의 단점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작가는 의도적으로 배경을 단순화하고인물의 감정선을 강조한다.

그 결과 독자는 그 감정을 본다’.

이 책은 자존감을 가르치지 않는다다만, ‘존재의 이유를 느끼게 한다.

비교와 경쟁 속에서 상처받은 현대인에게 『난 네가 부러워』는 너는 이미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단순하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건넨다.

어른이 먼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6.01.19 09:27 수정 2026.01.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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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