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굿모닝타임스) 강민석 기자 = 올해 10월 초부터 기존 ‘검찰청’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공소청’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정부는 이를 두고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대대적인 사법개혁의 성과라고 말하지만,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여전히 검사가 독점하는 구조가 유지되면서, 당초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개혁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유지 업무만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재편된다고 한다. 그러나 공소청 검사에게 부여된 영장청구권은 기존과 다름없이 유지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압수수색영장, 체포·구속영장 등 수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권한을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이 여전히 공소청 검사에게 신청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다면서도, 수사의 출발과 종착지를 검사에게 맡겨 놓은 구조인 셈이다. 경찰이나 중수청이 수사를 해도 영장은 공소청 검사를 거쳐야 하는 구조이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면서 실질적 통제는 그대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수사를 하지 않는 공소청 검사가 수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영장 권한을 독점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는 명백한 권한 불균형이다. 수사를 하지 않는 기관이 수사의 문을 열고 닫는 열쇠를 쥐고 있다면, 그 수사권은 독립적일 수 없다. 형식적으로는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했을지 몰라도, 영장청구권이라는 막강한 무기를 그대로 쥐여준 순간, 검사는 여전히 수사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남는다. 경찰이나 중수청의 수사권은 언제든 공소청 검사의 ‘영장 거부’라는 방식으로 제약될 수 있다. 예컨대 경찰이나 중수청 등 수사기관이 정당한 사유를 갖춰 영장을 신청하더라도, 공소청 검사가 이를 법관에게 청구하지 않는 순간 수사는 그 자리에서 멈춰 선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제도 개편의 취지가 사실상 무력화되는 것이다.
물론 영장청구권 제도가 검사의 통제를 통해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영장 신청을 억제하고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검찰 개혁 논리에 비추어 보면, 영장청구권이라는 핵심 권한은 검사에게 그대로 둔 채 '분리'를 말하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구조의 이름만 바꾼것에 불과하다.
결국 이번 공소청 출범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개혁의 언어 뒤에 숨은 미완의 개편에 가깝다. 검찰 권한의 축소를 말하면서도 정작 핵심 권한에는 손을 대지 않은 개혁을 과연 개혁이라 부를 수 있는지,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제도 출범이 아니라 영장청구권을 포함한 권한 구조 전반에 대한 근본적 재설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