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DNA를 3D로 펼친 2m의 생명 설계도 공개, 유전자 발현의 비밀 지도

8개국 공동 연구진, 세포핵 속 DNA 입체 배치 및 시간적 변화 통합 분석

14만 개 크로마틴 고리 확인, 유전자 발현 결정짓는 '공간의 법칙' 규명

AI 딥러닝으로 유전체 구조 예측 성공, 선천성 질환 및 암 치료 전개 기대

인간의 모든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를 한 줄로 길게 펼치면 그 길이는 약 2m에 달한다. 이 생명 설계도는 지름이 고작 0.01mm에 불과한 세포핵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순히 구겨 넣은 것이 아니다. 마치 정교하게 접힌 종이접기처럼, DNA는 극도로 체계적인 질서를 유지하며 세포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하는 국제 공동 연구진은 이 신비로운 DNA 3차원 접힘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대규모 지도를 공개하며 생명과학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연구는 미국, 중국, 독일 등 8개국 연구진이 참여한 4D 뉴클레옴 프로젝트의 결실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되었다. 

 

연구팀은 인간 배아줄기세포와 섬유아세포를 대상으로 첨단 측정 기법을 결합하여 분석한 결과, 세포 유형별로 14만 개가 넘는 크로마틴 고리를 확인했다. DNA가 히스톤 단백질에 감긴 형태인 크로마틴은 무작위로 뭉쳐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부위끼리 고리를 만들며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특히 CTCF 단백질이 결합한 고리는 유전체 구역의 경계를 설정하며, 멀리 떨어진 조절 부위가 특정 유전자와 만나도록 유도해 유전자 활성화를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DNA 3D 지도의 완성은 정밀 의료 시대로 가는 문을 열었다. DNA의 입체 구조가 무너졌을 때 발생하는 선천성 기형이나 암과 같은 질병의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미지=AI생성

 

주목할 점은 DNA가 세포핵 내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유전자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핵 중심부나 핵 스펙클 주변에 위치한 유전자는 활발하게 움직이며 정보를 내뿜었지만, 핵 가장자리에 붙은 유전자는 상대적으로 비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유전자의 서열뿐만 아니라 공간적 배치가 생명 현상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임을 시사한다. 또한 연구팀은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도입하여 DNA 염기서열만으로도 이 복잡한 접힘 구조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실험적 한계를 극복하고 유전체 구조 이상을 파악할 수 있는 획기적인 도구가 될 전망이다.


이번 DNA 3D 지도의 완성은 정밀 의료 시대로 가는 문을 열었다. DNA의 입체 구조가 무너졌을 때 발생하는 선천성 기형이나 암과 같은 질병의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정상 세포와 질병 세포의 구조 차이를 비교 분석하여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인간의 모든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를 한 줄로 길게 펼치면 그 길이는 약 2m에 달한다.    이미지=AI생성

 

작성 2026.01.20 22:38 수정 2026.01.20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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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