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최효진 “미술이 지향하고자 하는 본질적 가치는 바로 미적향유”

[더인사이트뉴스 박주환 기자] 오늘날 미술계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을 거쳐 다양한 장르와 각양각색의 예술적 개념이 혼재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를 산출하는 것, 현실을 재현ㆍ재생하는 것, 형식을 창조하는 것 등과 같은 나름대로의 정의가 그것이다. 작가 개개인의 정서가 중요시되어 한 가지 형식이나 사조가 주류를 이루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의 미술은 전통회화와 사실주의, 추상주의와 팝아트, 설치와 퍼포먼스 등 형식파괴에 가까운 다양성과 의미 부여가 용인되고 있다.


서양화가 최효진

이처럼 다변적인 현대 미술계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정립해 가고 있는 작가가 있다. 미술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을 쏟으며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는 최효진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 2021년 미술에 입문한 그는 불과 5년 정도의 짧은 화력에도 불구하고 ‘고건(考鶱)’ 시리즈, ‘사슴’ 시리즈, ‘윤슬’ 시리즈를 연이어 선보이며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화단의 역량 있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서양화가 최효진 [고건시리즈-NO.11]
서양화가 최효진 [사슴시리즈-빛을 매단 뿔]
서양화가 최효진 [사슴시리즈-서로의 겨울이 되어]

최효진 작가는 형체가 뚜렷한 구상보다는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 있는 화풍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나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작가다. 작품들을 보면 기법상의 파격을 드러낸 것처럼 보이지만 바라보면 볼수록 잘 다듬어진 차분하고도 섬세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자유분방하고 동적인 듯 보이지만 한편으론 질서정연하며 그 변화가 무한하기 그지없다. 보는 순간 바로 이해되는 사실적 표현은 재미가 없고 너무 모호한 추상은 난해하다. 최효진 작가의 작품들은 모호하지 않지만 쉽게 읽혀지지도 않는 그런 접점에서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서양화가 최효진 [윤슬시리즈-봄 여름 가을 겨울]

최효진 작가는 겹겹이 쌓인 인간의 기억이나 복잡한 내면 심리를 캔버스 위에 물감을 여러 번 겹쳐 올리는 레이어링 기법으로 구현한다. 그의 레이어링 기법은 단순한 기법적 선택을 넘어, 자신의 조형관과 인내, 그리고 에너지가 응축된 핵심적인 작업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물감을 두껍게 올리고 한 층이 마른 뒤 다음 층을 쌓아야 하는 유화의 특성상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 보통 8개월에서 1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최 작가는 자신이 만족하는 색감이 나올 때까지 그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칠하고 말리고 갈아내기를 수십 번 반복하는, 마치 시지프스 신화를 떠올릴 만큼 무한히 반복되는 고된 작업이지만 결국 하나의 조형언어로서 완성되는 작품은 최효진 작가의 예술적 감성을 관통하면서 누가 봐도 그의 작품임을 알아낼 수 있을 만큼 개성이 뚜렷하다. 


최효진 작가는 다수의 취향에 영합하거나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자신의 조형관을 보편화하지 않으며 본인의 작품을 알리고자 대중취향적인 표현방식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감성을 박제화 하는 전문화된 용어도 선호하지 않는다. 장르나 형식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작업 중 발현되는 즉흥적인 구도와 색감, 대상의 배치를 즐기며 영감의 내습을 중시한다.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입상

“사람들은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미술에 대한 시각과 해석은 보는 관점에 따라 무궁무진하다. 특히 미술이란 분야는 하나의 답이나 수식이 허용되는 분야가 아니므로 더더욱 그렇다. 실제 보이는 것보다 개념과 설명에 치중하는 작품들이 많은데 내 작품은 관람자들의 주체적 해석과 호흡에 맡기려 한다. 보고 느끼는 것은 관람자의 몫이다. 작품들을 너무 깊이 사색하지 않고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감상했으면 좋겠다. 매체와 형식은 다르지만 미술이 지향하고자 하는 본질적 가치는 하나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고 즐기는 미적향유, 바로 그것이다.”


관계, 소통, 교감 그리고 희망의 이야기들을 자신의 삶의 회화적 변주곡으로 표현하며 모든 본능이 존재하는 감각적인 세계를 갈망하는 최효진 작가. “나는 그림을 그리는 꿈을 꾸었고, 그리고 나서 나의 꿈을 그리게 되었다.”는 그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처럼 예술의 진수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 그의 미술에 대한 열정이 우리 화단에 ‘최효진’이라는 이름 석 자를 확고히 새길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작성 2026.01.22 15:56 수정 2026.01.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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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