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초의눈]무역 전쟁에서 자본 전쟁으로 - 레이 달리오가 본 금융 질서의 전환

부채·통화·자본 전쟁으로 읽는 2026 다보스포럼 핵심 메시지

금융 질서 전환기, 개인과 국가가 준비해야 할 현실적 해법

2026년 스위스 다보스포럼(World Economic Forum Annual Meeting)에서 세계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금융과 경제 질서에 대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던졌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인 그는 "통화 질서가 붕괴되고 있다(The monetary order is breaking down)"고 경고하며 세계 경제의 구조적 위험을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전망을 넘어 금융 질서 자체의 전환에 대한 현실 인식이다.

                                                     레이 달리오             이미지 출처 : fortune.com/

 

왜 달리오는 통화 질서의 붕괴를 말했나

 

① 부채와 통화 정책의 누적된 모순

달리오는 500년에 걸친 금융 역사를 연구해온 투자자다. 그는 과거 제국들의 흥망성쇠를 분석하며 부채, 통화, 국내 정치, 세계 질서, 자연, 기술이라는 다섯 가지 큰 힘이 상호작용하며 역사를 만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가 주목한 것은 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할 때 정부가 직면하는 선택지다. 고통스러운 부채 위기를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돈을 찍어내며 위기를 지연시킬 것인가. 달리오는 최근 수십 년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후자를 선택해왔으며, 이것이 기존 통화 질서를 근본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미국 국가 부채는 38조 달러에 달한다. 달리오는 이 수치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 손자 세대가 평가절하된 달러로 갚아야 할 빚"이라고 경고했다.

 

② 중앙은행들의 행동 변화 : 달러 자산 이탈

달리오가 포착한 또 다른 신호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자산 보유 패턴 변화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명목화폐와 부채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중앙은행에 보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수십 년간 미국 국채는 세계 외환보유고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이 공급하는 부채의 양과 이를 보유하려는 글로벌 수요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달리오는 이를 "공급-수요 문제"라고 정의하며, 각국이 금과 같은 실물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③ 무역 분쟁에서 자본 전쟁으로

달리오는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갈등이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자본 전쟁(capital wars)'으로 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무역 적자와 무역 전쟁의 반대편에는 자본과 자본 전쟁이 있다"고 그는 말했다. 국제 갈등 상황에서는 동맹국조차 서로의 부채를 보유하기를 꺼리며 경화(hard currency)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반복되어온 패턴이다. 즉, 세계 경제 질서의 경쟁 축이 상품·서비스에서 → 자본 자체의 가치와 신뢰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금융시스템 변곡점의 의미

달리오가 말하는 금융시스템의 변곡점은 기존 질서가 흔들리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과도기를 뜻한다. 그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변화가 있다.

 

정부·중앙은행의 정책 딜레마

각국 중앙은행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     전통적 통화정책의 한계
  •     역사적 저금리·부채 확대의 누적
  •     인플레이션과 성장의 불확실성

달리오는 "부채 위기를 자연스럽게 청산하는 대신 통화를 발행해 위기를 지연시켜온 선택의 누적"이 현재 금융 질서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본다.

 

미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수요 감소

과거 미국 국채는 의심의 여지없는 안전자산이었다. 하지만 달리오는 "미국 부채와 달러 자산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계속 부채를 늘리는 동안 이를 보유하려는 국가들의 의지는 약해지고 있다. 달리오는 "달러를 보유한 국가들과 달러가 필요한 미국 모두가 서로를 걱정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달리오가 제시한 현실적 대책

달리오의 조언은 투자자뿐 아니라 정책입안자와 기업 리더 모두에게 적용된다.

 

① 금(Gold)을 통한 포트폴리오 분산

달리오는 금을 "전통적 위기 대응 헷지(hedge) 자산"으로 언급하며, 포트폴리오의 5~15%를 금에 배분할 것을 권장했다.

그는 "금은 다른 자산이 하락할 때 잘 작동하는 유일한 자산"이라고 설명하며, "누군가에게 돈을 지불 받을 필요 없이 보유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명목화폐의 가치 하락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시대에 금이 갖는 가치 저장 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② 자산 다변화: 하나의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기

국가와 투자자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단일 자산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기다. 미국 국채와 달러에만 의존해온 외환보유고와 포트폴리오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분산되어야 한다:

  •     다중 통화 자산
  •     금과 같은 실물 자산
  •     해외 금융시장 노출 확대

이는 단순한 투자 분산이 아니라 시스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이다.

 

③ 신뢰 기반 정책의 중요성

정부와 중앙은행에 필요한 것은 시장을 놀라게 하는 충격 요법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 확보다. 달리오는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돈은 신뢰의 제도화된 약속"이며, 이 신뢰가 무너지면 전체 금융 질서가 흔들린다. 따라서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이 위기 대응의 핵심이다.

작성 2026.01.25 13:30 수정 2026.01.2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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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