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령의 은퇴자 B씨는 군인연금과 금융소득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월 300만원 수준의 연금과 연간 2천만 원대의 금융소득으로 노년을 보내는 B씨는 최근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연간 금융소득이 기준을 초과하여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다양한 정부 지원 정책에서 소외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B씨는 "지난해 지급된 특정 소비 지원 쿠폰도 받지 못했고, 은퇴 생활자를 위한 비과세 금융상품 가입에서도 제외되었다"며, "연금과 금융소득이 주 수입원임에도 불구하고 과세 기준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13년 묶인 기준이 부른 변화
'부의 재분배'를 목적으로 도입되었던 금융소득 종합과세(이하 금소세)가 본래 취지와 달리 '중산층 과세'로 그 성격이 변모하고 있습니다. 25일 국세청의 국세통계포털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금소세 납세 대상자는 전년 대비 약 29.5%(9만 9,134명) 증가한 43만 5,380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4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지난 10년간 약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처럼 납세 대상자가 급증한 배경에는 경제 규모가 성장하고 가계의 자산 및 소득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소세의 과세 기준이 13년 넘게 변동 없이 유지되어 왔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금소세 대상자는 2006년 3만 5,924명에서 꾸준히 증가하여 2014년 10만 명을 돌파했으며, 2023년에는 30만 명, 그리고 2024년에는 마침내 40만 명 선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3년부터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주식 투자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증가세가 가속화되었습니다.
금소세는 1996년, 소위 '부유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연간 금융소득 4천만 원(부부 합산) 초과가 과세 기준이었으나, 2003년부터 부부 합산이 아닌 개인별 기준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후 정치권은 2013년에 세수 증대 필요성을 명분으로 과세 대상을 연간 금융소득 2천만 원 초과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 기준은 현재까지 13년째 유지되고 있습니다. 금융소득이 2천만 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은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지방세를 포함하여 최대 49.5%에 달하는 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은퇴 고령층에게 드리워진 세금 그림자
국세청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금소세 대상자 중 약 3분의 1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과 같은 다른 소득이 연간 1천만 원 미만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주로 이자와 배당 소득에 생계를 의존하는 고령의 은퇴자들이 금소세로 인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소세 대상자로 분류될 경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비롯한 주요 정책 금융상품 가입에 제한을 받습니다.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비과세종합저축(한도 5천만 원)조차 가입이 불가능하며, 올해 새롭게 출시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및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에서도 가입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나아가 지난해 9월에 지급되었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원에서도 금소세 대상자들은 배제된 바 있습니다.
상속세·종합부동산세, 확산되는 과세 범위의 재조명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과세 기준의 현실성 부합을 위한 조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현재의 금소세 기준이 도입된 2013년 당시 한국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3,115만 원 수준이었으나, 2024년에는 4,940만 원으로 약 58.6% 증가했습니다. 소득 수준이 향상된 만큼 금소세 기준도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2024년 정치권에서는 기준을 2천만 원에서 4천만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부유층 감세'라는 비판 여론에 부딪혀 논의조차 진척되지 못했습니다.
금소세와 마찬가지로 '부유층 과세' 성격을 지녔던 상속세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역시 그 과세 대상이 점차 중산층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상속세 납세 대상자는 2만 1,193명으로,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상속세의 세율 및 과세표준은 지난 27년간 변화가 없으며, 공제 금액 또한 1997년 이후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상속세 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려던 계획 또한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2024년에 54만 2,895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만 7,702명(9.6%) 증가했습니다. 2025년에도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특히 2024년 1가구 1주택자 중 종부세 과세 대상자는 12만 8,913명으로, 1년 사이에 약 15.8% 증가하여 중산층 1주택자에게까지 종부세 부담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