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법무부의 외국인 이동 현황 집계 결과, 경상남도가 일반 외국인 순유입 부문에서 서울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조선업과 제조업 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하는 비전문취업(이하 E-9) 인력과 지역 대학으로 모여드는 유학생들이 경남의 인구 지도를 새롭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가족 단위의 정착이 많은 재외동포(F-4)와 영주권자(F-5)가 경남을 떠나 인천과 경기로 향하는 현상은 경남의 정주 인프라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보여준다. 본지는 이번 법무부 외국인 이동 현황 발표에서 경남에 대한 심층 분석과 외국인 정주를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일반 외국인 순유입 ‘청신호’
2025년 한 해 동안 경남으로 전입한 일반 외국인(동포 제외)은 총 1만 9,346명, 전출은 1만 8,407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산출된 순유입 인원은 939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2,18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는 경기도가 3,462명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인력 이탈을 겪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월별 이동 추이를 살펴보면, 전입 인구는 3월(1,693명)과 7월(1,871명), 9월(1,876명)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1월(130명)과 4월(139명)에 가장 높은 순유입을 기록하며 연초부터 활발한 인력 유입이 이루어졌다.
◇ E-9 노동자와 D-2 유학생의 ‘경남행’
경남의 순유입을 견인한 핵심 동력은 E-9과 유학(D-2) 비자 소지자들이다.
경남은 E-9 비자에서 569명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충남(786명), 경북(624명)과 함께 전국 최상위권 수준이다. 도내 조선소와 중소 제조업체의 구인난이 가중되면서, 타 지역(특히 경기 지역)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인력들이 경남의 산업 현장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은 유학생 분야에서 256명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비수도권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경남은 서울(2,820명)과 광주(286명)에 이어 유학생들이 선택한 주요 정착지로 부상했다.

◇ 동포 사회는 '탈경남' 가속
반면, 외국국적동포들의 이동 양상은 일반 외국인과 정반대로 나타났다. 경남 지역 동포는 전입 2,747명, 전출 2,904명으로 157명이 순유출되었다.
상세 자격별로는 재외동포(F-4) -77명, 영주(F-5) -40명, 방문취업(H-2) -41명 등 전 분야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가족 단위 정착이 많은 동포들이 교육·의료 인프라와 주거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천(3,025명 유입)이나 경기(1,572명 유입) 지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도권과 경남의 임금격차도 한 몫을 했다.
◇ 경남형 이민 정책 필요
이번 통계는 경남이 더 이상 단순한 '거쳐가는 곳'이 아닌 '찾아오는 산업·교육의 중심지'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유입된 일반 외국인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주정책 설계가 더욱 중요해졌다.
경남이 진정한 한국사회의 다문화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 맞춤형 주거 인프라 확충: 동포와 영주권자가 선호하는 교육·의료 서비스와 연계된 외국인 주거 단지 조성 ▲ 유학생 정착 유도: 순유입된 D-2 유학생들이 졸업 후 도내 기업에 취업하여 거주 자격(F-2-R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교육-취업-정착' 선순환 모델 강화 ▲광역형 비자 설계: 지역 산업군(조선, 항공 등)에 특화된 비자 쿼터를 선제적으로 확보하여 경기도 등 타 지역으로의 인력 유출 방지 같은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 지역사회 포용 노력
경남은 유학생 순유입이 서울 다음이다. 유학생들이 경남에서 배우고 경남에 정착할 수 있도록 대학과 기업이 연계해 유학생들이 학업중에 인턴십 기회를 가지고 졸업후에는 채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유학생들이 국내 거주에 가장 힘들어 하는 것 중 하나가 비자문제다. 지지체가 유학생들의 비자전환과 관련한 행정절차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동포들이 경남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가 자녀 교육과 주거, 의료 인프라라고 한다. 동포 자녀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국인 자녀들이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중언어 강사 배치 등 다양한 다문화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주거문제는 민간시장에 맡겨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도 이들을 경남에 정주시키는 한 방법일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들이 가슴을 열고 이민자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시민사회의 세밀한 생활 밀착형 노력들이 필요하다.
경남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외국인 유입지역이다. 유학생과 이주민에 대한 산학연계 인턴십과 채용, 공공 임대주택 배려, 한국어학급 신설 등 이러한 것들이 어찌보면 혜택을 주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시혜가 아니라 지역 생존을 위한 투자다. 이주민 친화도시라는 브랜드를 선점한다면 경남이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