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씨가 세상을 떠난 지 20일이 지났습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에겐 역대급 스크린 스타였고, 일반 시민에게는 국민배우였고, 영화인에게는 믿음직한 영웅이었던 사람이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그를 추모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생전에 그의 품은 넓고 깊었던 게 분명합니다
고 안성기 씨와 관련한 감동적인 일화가 많이 있지만, 저는 이런 이야기에 마음이 머물렀습니다.
그는 자기 배역의 촬영이 끝나도 자리를 뜨지 않고 촬영장이 철수할 때까지 현장에 남아 스태프들과 함께 어울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연배우의 출연료가 폭등할 때도 일정 금액 이하로 받겠다고 공언한 적도 있습니다.
궁색하던 시절, 그에게 광고 제안이 들어왔지만 영화에 방해가 될까 노심초사했다는 일화도 유명합니다.
저는 그의 행적을 좇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성기 씨는 자기의 삶을 사랑했지만, 자기 삶의 바탕이 되어준 세상도 깊이 사랑했구나.’
그런 면에서 안성기는 보통 배우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어선 게 분명합니다.
그는 자기를 빛내는 길을 버리고, 영화판을 지키고 키워서 영화 배우가 살아남고 존경받는 정도를 걸어갔습니다.
저는 고인을 추모하는 많은 사연 중에서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배우’ 안성기보다 ‘인간’ 안성기를 회고하며, 그의 인품에 눈물을 삼켰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주1) 임권택 감독은 그를 “삶이 연기에 고스란히 투영되는 배우”로,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영화 <축제>를 보면서 “이 배우는 연기가 아니라 인격이 찍히고 있구나.”하고 감탄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2024년 여름에 세상을 떠난 ‘뒷것’ 김민기 씨가 떠올랐습니다.(주2)
김민기는 원래 가수였습니다. 그냥 가수도 아니고 한 시대를 관통한 어마어마한 가수였습니다.
하지만 김민기 씨는 ‘가수’로 남으려 하지 않고, ‘뒷것’으로 살았습니다.
안성기 씨도 ‘배우’에서 머무르지 않고, ‘인간’으로 향상하려고 애썼습니다.
이 두 사람의 삶의 태도는 놀라우리 만큼 닮았습니다.
직업보다 사람, 재능보다 인격, 자신보다 공동체를 존중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던 사람입니다.
두 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주1) <시네21> 2026.1월. 4호에서 인용
(주2) 2924년에 뒷것 김민기를 추모했던 글을 참고하세요.
이 시대의 천사 - K People Focus (케이피플포커스)
https://www.kpeoplefocus.co.kr/news/788369
K People Focus 김황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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