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결핍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 '플라톤', '까뮈', '융' 으로 읽는 대한민국의 욕망구조)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결핍한 존재다.

나도 늘 그러했다.


그래서 연극배우를 시작했고 아직도 배우를 하는지도 모른다. 
나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나의 욕망으로...

 

우리는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를 찾고, 부족하기에 무언가를 욕망한다.
욕망은 타락의 증거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 움직인다는 가장 원초적인 신호다.

 

문제는 결핍 그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이 결핍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느냐다.

 

나의 비판적 사고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결핍은 더 이상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만의 책임으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글: 백승철 배우]

 

우리는 왜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 플라톤

플라톤은 인간이 동굴 속 그림자를 진실로 착각한다고 말했다.

 

오늘날 그 그림자는 더 정교해졌다.
학벌, 연봉, 경제력, 직위, 직함 등
이 사회는 끊임없이 “충분함의 기준”을 제시하지만,
그 기준은 언제나 도달 직전에 한 칸 위로 이동한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부족하다.
아니, 부족하다고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플라톤식으로 말하면,
우리는 진리를 보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진리를 볼 필요가 없도록 길들여진 상태에가깝다.

 

결핍을 개인의 태도로 환원하는 폭력 - 까뮈

“그래도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포기하지 마라”

 

이 말들은 위로처럼 들리지만, 까뮈의 눈으로 보면 위험하다.
왜냐하면 이 말들은 세계의 문제를 개인의 태도로 축소하기 때문이다.

 

까뮈가 말한 부조리는 노력하지 않아서 생기는 게 아니다.
사회가 인간의 기대에 응답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지금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애쓰고있다.


그럼에도 불안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 사회는 돌을 밀게 하면서도
왜 이 돌을 밀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그 결과 결핍은 개인의 무능처럼 느껴지고, 구조는 질문되지 않는다.

 

말하지 못한 결핍은 그림자가 된다. - 융

융은 억압된 욕망과 감정이 ‘그림자’가 된다고 말했다.
인정받지 못한 결핍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왜곡된다. 불안은 혐오로,
좌절은 조롱으로, 열등감은 타인에 대한 분노로 변한다.

 

대한민국 사회가 유난히 날카로운 이유는 사람들이 예민해서가 아니다.
자기 결핍을 표현할 언어와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실패는 개인의 책임이 되고,
가난은 능력 부족이 되며,
멈추고 싶다는 말은 탈락 선언이 된다.

그림자는 이렇게 집단적으로 커진다.

 

결핍의 본질은 부족함이 아니라 선택권의 상실이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결핍은
“더 가져야 한다”는 신호가 아니다. “다르게 살 수 있다는 상상 자체가 차단되었다”는 신호다.

 

플라톤의 진리, 까뮈의 반항,
융의 자기 통합은 "사유할 여백" "질문할 시간" "멈출 권리" 라는 전제 조건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바쁘다.


'살아남느라'.

 

그래서 결핍은 개인의 문제가 되고, 사회는 무책임해진다.

 

여기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태도가 있다면 무엇일까?

이 사회에서 당장 모든 구조를 바꾸기는 어렵다.

 

"하지만 결핍을 해석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

 

결핍을 느낄 때, 곧바로 자신을 의심하기 전에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부족함은 정말 나의 문제인가,
아니면 이 사회가 나에게 떠 넘긴 몫인가.”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결핍은 죄책감이 아니라 사유의 출발점이 된다.

 

결핍을 개인 탓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소비자가 되지만,
결핍의 구조를 의심하는 순간
우리는 시민이 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결핍한 존재다.
그러나 그 결핍을 부끄러움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문제는 우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부족함을 혼자 책임지게 만드는 사회에 있다.

 

"결핍을 개인의 죄처럼 만드는 사회는 건강할수 없다."

 

이 글은 플라톤의 '국가' , 알베르 까뮈의 '시지프스 신화' , 칼 구스타프 융의 '분석심리학 이론' 에 기반한 나의 개인적 해석이다.

 

(글 : 배우 백승철)

 

 

 

작성 2026.01.26 15:41 수정 2026.01.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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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