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개발·재건축 투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여전히 양극단에 머물러 있다. 한쪽에서는 “지금 들어가면 늦었다”고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제 곧 큰 기회가 온다”고 부추긴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분위기는 그 어느 쪽에도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다. 시장은 언제나 그랬듯 조용히 선별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고, 무작정 뛰어드는 사람보다 구조를 이해한 사람이 남는 시기다.
이런 시점에 부림재 지영욱 대표의 신간 『5천만 원으로 시작하는 재개발·재건축 투자』는 재개발·재건축을 바라보는 관점을 한 단계 낮춘다. 낮춘다는 표현이 퇴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은 그동안 과도하게 포장돼 온 재개발·재건축 투자의 언어를 현실의 높이로 되돌려 놓는다. “얼마를 벌 수 있는가”보다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를 먼저 묻는 방식이다.
지영욱 대표는 재개발·재건축을 단기간의 성과를 노리는 수단이 아니라, 반복 학습이 필요한 구조적 투자로 바라본다. 그래서 이 책의 출발점은 ‘물건 추천’도, ‘유망 지역 소개’도 아니다. 조합 설립, 사업 승인, 관리처분이라는 단계가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단계마다 감수해야 할 리스크의 성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차분히 설명한다. 재개발·재건축을 한 번의 승부가 아니라 여러 번의 판단이 누적되는 과정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5천만 원’이라는 숫자를 단순한 자극적 기준으로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금액은 대박을 약속하는 문턱이 아니라, 오히려 연습이 가능한 최소 단위로 제시된다. 저자는 소액 투자일수록 더 명확한 기준과 반복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작은 금액으로 구조를 익히지 못한 채 큰 자금이 들어가면, 그때의 실수는 경험이 아니라 손실로 남기 때문이다.
부림재 지영욱 대표가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경계하는 것은 ‘남의 수익을 보고 따라가는 투자’다.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는 항상 이미 결과를 낸 사례가 먼저 보인다. 문제는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시간과 과정이 쉽게 생략된다는 점이다. 책은 바로 그 생략된 구간을 복원한다. 왜 어떤 투자자는 몇 년을 버틸 수 있었고, 왜 어떤 투자자는 중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5천만 원으로 시작하는 재개발·재건축 투자』는 독자에게 조급한 결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당신은 계속 남의 투자 수익을 부러워하기만 할 것이다”라는 문장을 통해 불편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직감이 아니라 계획이고, 운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판단 기준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일주일의 연습이라는 표현 역시 단기간의 성과를 의미하기보다는, 투자 사고방식을 훈련하는 최소 시간으로 읽히는 이유다.
재개발·재건축 투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막연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막연함은 정보 부족이 아니라, 정리되지 않은 기준에서 비롯된다. 부림재 지영욱 대표의 이 책은 그 기준을 세우는 데 집중한다. 결과를 대신 보여주기보다, 결과에 이르기까지 어떤 사고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지를 설명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투자서이면서 동시에 설계서에 가깝다.
시장은 늘 변하지만, 판단의 구조는 반복된다. 재개발·재건축을 감으로 접근해 온 이들에게 『5천만 원으로 시작하는 재개발·재건축 투자』는 속도를 늦추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느려진 속도 위에서,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선택이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조용히 설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