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웰니스(Wellness)'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TV와 서점에는 건강 정보가 넘쳐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아프다. 병명 없는 통증에 시달리고, 이유 모를 불안으로 밤을 지새운다. 풍요 속의 빈곤처럼 몸과 마음은 늘 허기져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나는 그 답을 우리가 '몸'을 대하는 태도에서 찾는다. 우리는 흔히 몸을 정신을 담는 그릇이나, 고장 나면 수리해야 할 기계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몸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몸은 당신이 살아온 모든 역사가 기록된 가장 정직한 데이터베이스다. 치열했던 경쟁의 긴장감, 삼켜버린 슬픔, 기쁨과 상처, 그 모든 희로애락의 순간들이 신경계를 타고 근육과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되어 있다.
필자가 늦깎이 나이에 박사 과정에 뛰어들어 연구하려는 '뉴로 소매틱(Neuro-Somatic) 웰니스'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몸(Soma)과 마음, 그리고 신경(Neuro)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머리로만 이해하는 힐링은 반쪽짜리다. 몸이 안전하다고 느껴야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편안해야 몸의 고질적인 통증이 사라진다. 진정한 치유는 몸의 잃어버린 감각을 깨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75년생, 인생의 반환점을 돈 중년 여성이다. 웰니스 치유 연구소를 운영하고 기업과 학교에서 강의를 하지만, 나 또한 한때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무너져 내렸던 시절이 있었다. 고도비만과 지방간으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고, 두 번의 이혼이라는 아픔 속에 웅크리기도 했다. 그때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거창한 의학적 처방이 아니었다.
나를 살린 것은 흙 내음 가득한 제철 채소로 차린 '클린 푸드' 밥상이었고, 굳어버린 어깨와 골반을 움직이며 내 안의 생명력을 확인하는 '동작 치료'였으며, 고통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의미 치료)'였다. 20kg 가까이 감량하며 되찾은 건강은 단순한 다이어트의 결과가 아니라, 내 몸과 화해한 증거였다.
이제 나는 매주 한 편의 칼럼을 통해 그 치유의 여정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하려 한다. 때로는 뇌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지혜를 구하고, 때로는 굳어버린 몸을 깨우는 '소매틱 무브먼트'와 내 몸을 살리는 '자연 치유 식탁'을 제안할 것이다. 또한 삶의 의미를 묻고 마음을 보듬는 따뜻한 에세이로 여러분의 일상에 쉼표를 찍어드리고 싶다.
웰니스는 도달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매일의 과정이다. 한 번의 특강으로 인생이 바뀌진 않지만, 앞으로 긴 시간 동안 가랑비에 옷 젖듯 건강한 습관이 여러분의 삶에 스며들기를 바란다.
나는 의사처럼 처방전을 써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먼저 아파보고 먼저 치유해 본 길잡이로서 여러분 곁에 머물 것이다. 당신의 몸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이제 그 소리 없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시간이다. 그 설레는 첫걸음을, 오늘 여기서 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