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으로 인해 미국 전역에서 심각한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민 단속 경찰의 권한 강화와 민간인 사망 사고가 기폭제가 되어 대규모 유색인종 시위가 격화되었으며, 거리 곳곳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거리로 나설 것을 촉구하자, 일각에서는 이를 현 정부에 대한 쿠데타 선동으로 간주하며 정치적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리적 충돌을 넘어 전직 국가 지도자들까지 개입된 국가적 분열 사태의 긴박함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 미국 내부는 공권력 남용에 대한 분노와 정권 정당성을 둘러싼 거센 폭풍 속에 놓여 있다.
시인과 간호사의 죽음, 그리고 전직 대통령들의 이례적 ‘봉기’ 촉구... 미국은 지금 내전 중인가
미국이라는 거대한 용광로가 끓어 넘치다 못해 폭발하고 있다. 한때 자유와 희망의 상징이었던 성조기는 이제 분노와 증오의 파편으로 얼룩져 거리마다 나부낀다. 단순히 정책에 대한 반대를 넘어, 국가의 바탕을 지탱하던 전직 수장들이 현직 대통령을 향해 "봉기하라"는 격정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이 초유의 사태는, 우리가 알던 '민주주의의 보루' 미국의 모습이 아니다. 오늘날 미국의 도심은 전쟁터가 되었고, 그 중심에는 차가운 총탄에 스러져간 평범한 이웃들의 눈물이 서려 있다.
전선(戰線)이 바뀐 전쟁: 국경에서 우리 집 앞 골목으로
사건의 발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재입성 직후 단행한 '국가안보 강화' 조치였다. 그는 이민 단속 경찰의 권한을 무소불위의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과거 이들의 활동 영역이 주로 텍사스나 애리조나 같은 국경 지대에 국한되었다면, 이제 그들은 워싱턴 D.C., 뉴욕, 시카고 등 주요 대도시의 심장부로 투입되었다.
이것은 단순한 행정 명령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평화가 깨지는 공포의 시작이었다. 아침을 사러 나간 편의점 앞에서, 아이를 배웅하는 학교 길목에서 검문과 검색이 일상화되었다. 도심 한복판에 투입된 무장 병력은 시민들에게 보호자가 아닌 '감시자'로 비춰졌고,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 같던 긴장감은 결국 비극적인 총성으로 터져 나왔다.
시인의 영혼과 간호사의 헌신,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지다
숫자로 기록되는 통계보다 더 아픈 것은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얼굴이다. 한 달 사이, 미국 시민들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을 흉터를 남긴 두 번의 죽음이 발생했다.
첫 번째 희생자는 37세의 시인 르네 굿(Renee Good)이었다. 그녀는 세 아이의 어머니였고, 글로써 세상의 아픔을 보듬던 따뜻한 영혼이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평온한 오후, 그녀는 자신의 차 안에서 이민 단속 경찰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시구(詩句)가 채 마르기도 전에, 공권력의 폭주가 그녀의 생을 앗아갔다.
비극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얼마 뒤,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을 돌보던 37세의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Alex Pretti) 역시 여러 발의 총상을 입고 현장에서 숨졌다. 범죄자도, 테러리스트도 아니었다. 우리 곁에서 묵묵히 사회를 지탱하던 이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아 목숨을 잃는 현실 앞에 미국인들은 절규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슬픔의 행렬은 불과 며칠 만에 거대한 분노의 물결이 되어 미 대륙 전체를 덮쳤다.
침묵을 깬 거인들: "민주주의를 위해 봉기하라"
하지만 이번 사태를 진짜 '미국판 내전'의 전조로 읽게 만드는 결정적 장면은 전직 대통령들의 등장이다.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 국가의 통합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야 할 전직 국가수반들이 이례적으로 현직 행정부를 정조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더 이상 침묵은 금이 아니다. 거리로 나와 당신들의 목소리를 내라"라고 독려했다. 이어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지금은 민주주의의 명운이 걸린 분기점이다. 민주주의를 믿는 모든 이는 봉기(Uprising)해야 한다"라는 파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전직 대통령이 국민에게 '봉기'를 촉구하는 것은 미국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를 두고 보수 진영과 트럼프 행정부는 "사실상의 쿠데타 선동"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국민적 저항권의 행사인가, 아니면 체제 전복을 위한 위험한 선동인가. 이 갈등의 골은 이제 대화로는 메울 수 없는 거대한 심연이 되어버렸다.
기로에 선, 거인, 트럼프의 다음 걸음은 어딘가
지금 미국의 밤은 최루탄 연기와 시위대의 함성으로 가득하다. 한쪽에서는 법 집행의 정당성을 외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무고한 시민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이 양극화의 정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민 경찰의 도심 철수를 통해 화해의 손길을 내밀 것인가, 아니면 '법과 질서'를 명분으로 더 강력한 철권통치를 휘두를 것인가. 분명한 것은, 시인의 펜이 꺾이고 간호사의 손길이 멈춘 자리에는 그 어떤 정치적 논리로도 채울 수 없는 깊은 허무와 슬픔이 고여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지금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우리가 꿈꾸던 나라는 과연 이런 모습이었는가. 벼랑 끝에 선 미국 민주주의의 시계추가 어디로 향할지,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