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만 잘 지으면 끝나는 시대는 끝났다” 2026년, AI가 농장 경영의 판을 다시 짠다.

AI 농업경영·디지털 전환, 대한민국 농부의 생존 전략이 되다

재배 기술을 넘어 ‘돈이 남는 구조’를 설계하는 5단계 혁신 로드맵

귀농·청년농·치유농까지 관통하는 농업 비즈니스 전환 시나리오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밭에서 땀을 흘려도 농가의 통장은 쉽게 두터워지지 않는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반복되는 기후 변수 속에서 성실함만으로는 수익을 보장받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이제 농업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가’보다 ‘어떻게 경영했는가’를 묻는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29년간 농업 교육 현장을 지켜온 좋은세상바라기는 이러한 변화의 본질을 디지털 전환에서 찾았다. 재배 기술 중심의 농업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으며, 앞으로의 농업은 데이터와 전략, 그리고 자동화된 경영 역량을 갖춘 사업 영역이라는 진단이다. 이들이 제시한 ‘2026 농업경영 로드맵’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향후 10년 농업 생존 전략을 압축한 실천 지침에 가깝다.

첫 번째 변화는 AI의 역할 재정의다. AI는 더 이상 일부 전문가의 도구가 아니라 농장 경영을 보조하는 실질적인 비서가 된다. 구글 공인 교육 전문가인 최병석 대표가 전하는 핵심은 단순한 챗봇 활용이 아니다. 문서 작성, 정책자금 계획서, 홍보 문구, 콘텐츠 기획까지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하면서 농업인은 생산과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서류 작업에 소요되던 시간이 줄어드는 순간, 농장의 경쟁력은 구조적으로 달라진다.

 

두 번째는 수익 구조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매출 규모와 실제 수익이 괴리되는 농가가 많은 이유는 돈의 흐름을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36년간 현장 중심 연구를 이어온 경영학 박사 이택호는 복잡한 회계 이론 대신, 농가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손익·현금 흐름 관리 방식을 제시한다. 고정비와 변동비를 명확히 구분하고, 원가가 새는 지점을 숫자로 확인하는 과정은 농부를 생산자에서 경영자로 전환시키는 출발점이다.

 

세 번째 변화는 판매 대상의 확장이다. 농산물만을 시장에 내놓는 구조에서는 가격 변동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농업인의 경험과 노하우 자체를 자산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 영농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과 사례를 콘텐츠로 정리해 칼럼, 전자책, 교육 자료로 확장하면 농업인은 단순 공급자가 아닌 ‘지식 기반 경영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는 가격 결정권을 시장이 아닌 농업인 스스로가 갖게 되는 전환점이다.

 

네 번째는 귀농·창업 방식의 변화다. 기존에는 생산을 먼저 하고 판로를 찾았지만, 새로운 모델은 순서를 바꾼다. 생산 전 단계에서 AI 기반 마케팅과 자동화 도구로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선판매 후생산’ 구조가 그것이다. 수요가 검증된 이후 생산에 들어가는 방식은 초기 투자 리스크를 크게 낮추며, 귀농인의 정착 실패 확률을 구조적으로 줄인다.

 

마지막 변화는 맞춤형 성장 전략이다. 모든 농가에 동일한 해법을 적용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치유농업 종사자에게는 단계별 경영 안정화 로드맵이, 청년농과 팜 크리에이터에게는 콘텐츠 기반 수익화 전략이 필요하다. SWOT 분석을 통한 객관적 진단과 디지털 채널 구축 능력은 분야를 막론하고 필수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로드맵이 제시하는 핵심은 명확하다. 농업의 본질은 더 이상 노동이 아니라 경영이며, AI와 데이터는 선택이 아닌 생존 도구가 됐다. 업무 자동화, 수익 구조 개선, 지식 자산화, 선판매 전략, 맞춤형 인큐베이팅은 농업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 전환시키는 다섯 개의 축이다.

 

2026년의 농업인은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다. 기존 방식에 머물며 가격과 환경에 흔들리는 생산자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기술과 전략을 무기로 시장을 설계하는 경영자로 진화할 것인지의 선택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준비된 농장만이 다음 10년을 설계할 수 있다. AI와 경영 마인드로 무장한 농업만이 새로운 부를 창출한다는 사실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성 2026.01.29 20:42 수정 2026.01.2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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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