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를 넘어, 영화인이 되는 출발점” 수원시 영통역 인근 ‘무비패스 창작소’ 장수영 원장

영화 논술과 창작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는 공간

 

▲ 수원 영통역 '무비패스 창작소' 장수영 원장

 

수원시 영통역 인근에 자리한 무비패스 창작소는 영화과 진학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영화 논술·창작 전문 공간이다. 이곳은 단순히 대학 합격을 목표로 하는 입시 학원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한 출발점에 가깝다. 장수영 원장은 무비패스 창작소를 두고 “시험 합격 기술보다, 왜 영화를 하고 싶은지 스스로 묻고 답을 찾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

 

입시 중심 교육이 당연시되는 환경 속에서 무비패스 창작소는 다소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합격이라는 결과 이전에, 한 명의 창작자로서 어떤 시선을 갖고 있는지를 먼저 바라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다. 장 원장은 “영화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라며, 그 출발점은 점수가 아니라 태도라고 강조한다.

 

▲ 사진 = 2026 소원 나무 프로젝트

 

장 원장은 예술고등학교가 아닌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극영화과 진학 역시 처음부터 알고 선택한 길은 아니었다. 현역 시절 그녀는 한국 입시 구조 안에서 익숙한 ‘정형화된 대학 서사’만을 바라보고 있었고, 연극영화과 입시 역시 연기 전형 중심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 사진 = 무비패스 창작소

 

“재수를 하면서 처음으로 ‘영화과 입시’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영화에 대한 애정은 학생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쌓여왔다.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했고,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일에도 흥미를 느꼈다. 영화과 입시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면서 그녀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영화과 입시는 단순한 기술 시험이 아니라, 한 개인이 가진 경험과 정체성,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점이었다.

 

▲ 사진 = 무비패스 창작소

 

어릴 때부터 ‘주관이 뚜렷하다’, ‘생각이 분명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그녀는 글로 출발해 이를 이미지와 장면으로 확장하는 영화 연출이라는 영역이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후 영화과에 진학해 연출을 전공했고, 학교별로 서로 다른 실기 유형과 입시 방향을 직접 경험하며 영화 입시에 대한 이해를 넓혀갔다.

 

▲ 사진 = 무비패스 창작소

 

“합격 이후에도 남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입시 현장에서 오랜 시간 학생들을 만나며 장 원장이 느낀 문제의식은 분명했다. 많은 학생들이 어렵게 합격한 이후,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한 채 영화의 길을 포기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았기 때문이다.

 

▲ 사진 = 중앙대 합격생 특강

 

“합격은 했는데, 그 다음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아이들이 정말 많았어요.”

그녀는 영화 입시가 어느 순간 ‘목표’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합격을 위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정작 자신이 왜 영화를 하고 싶은지는 점점 흐려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합격을 넘어서 진짜 영화인을 준비시키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무비패스 창작소를 시작했다.

 

이 공간의 출발점에는 “영화는 기술보다 태도가 먼저”라는 그녀의 교육 철학이 담겨 있다. 어떤 장비를 다룰 수 있는가보다,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믿음이다.

 

▲ 사진 = 무비패스 창작소

 

무비패스 창작소의 핵심 프로그램은 영화과 입시 대비 논술·창작 수업과 포트폴리오 지도, 그리고 단편영화 제작이다. 영화 논술은 일반 대입 인문 논술과 달리,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예술과 상업의 경계’, ‘창작자의 윤리’와 같은 질문을 통해 학생이 어떤 생각과 태도를 가진 사람인지를 묻는다.

 

특히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전형을 중심으로 한 영화 논술 수업은 많은 학생들이 영화 입시의 첫 관문으로 선택하는 과정이다.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잘 쓴 글’이 아니라 ‘자기 생각이 담긴 글’이 무엇인지를 처음으로 고민하게 된다.

 

이외에도 사립 4년제 대학을 대비한 장문 창작 실기, 시나리오 분석 등 학교별 전형에 맞춘 맞춤형 지도가 이루어진다. 단순히 입시 유형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각 학교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무비패스 창작소가 지향하는 교육은 입시에서 끝나지 않는다. 합격생·졸업생들과의 지속적인 교류 특강, 공동 창작 프로젝트는 이 공간의 중요한 축이다. 장 원장은 “영화는 혼자 만드는 예술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 사진 = 무비패스 창작소

 

“결국 영화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만드는 작업이에요.”

입학 이후에도 동료로, 선후배 영화인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이러한 철학은 ‘2026 소원 나무 프로젝트’에도 담겨 있다. 신입생과 졸업생이 함께 1년의 목표와 다짐을 나무에 거는 이 프로젝트는, 각자의 시작을 기록하고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는 상징적인 장치다.

 

무비패스 창작소의 공식 슬로건은 ‘입시를 넘어 영화인으로’다. 장 원장은 이 문장을 관통하는 철학으로 ‘NO RULES, JUST STORIES’를 강조한다.

 

▲ 사진 = 대학 합격한 학생들의 감사 메세지

 

입시 요령이나 합격 공식보다 중요한 것은 ‘왜 나는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힘이다. 학생 각자의 고유한 시선을 발견하고 존중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글과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무비패스만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무비패스를 운영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학생으로 장 원장은 두 명의 제자를 떠올렸다. 한 명은 외국어고 출신 사수생이었다. 내신의 불리함과 부모의 압박 속에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그는 결국 숭실대학교 영화과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영화는 빨리 가는 사람이 아니라, 오래 가는 사람이 이긴다고 늘 말해줬어요.”

 

▲ 사진 = 대학 합격한 학생들의 감사 메세지

 

또 다른 기억은 영화 현장을 처음 경험한 인문계 학생들과의 단편 촬영이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직접 참여한 학생들은 영화가 단순히 ‘멋있어 보이는 일’이 아니라, 협업과 소통, 책임이 필요한 작업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영화를 하고 싶어졌다고 말하던 학생들의 모습은 장 원장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 원장의 시선은 입시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그는 장기적으로 무비패스를 연출·제작·배급까지 아우르는 종합 영화 제작사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미국의 A24처럼, Z세대 감성을 담은 한국형 제작사를 만드는 것이 그녀의 목표다.

 

▲ 사진 = 무비패스 졸업생 파티 무비나잇

 

교육과 창작, 그리고 산업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무비패스가 미래 영화인들이 처음 통과하는 ‘문’ 같은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마지막으로 장 원장은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남겼다. “무비패스에 오는 순간만큼은 합격이나 평가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믿었으면 합니다.”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언어로 영화를 시작해도 괜찮은 공간. 무비패스 창작소는 그 길을 대신 걸어주지는 않지만, 끝까지 지나갈 수 있는 통로만큼은 열어두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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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1.30 22:39 수정 2026.01.3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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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