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후보 케빈 워시 전 이사의 매파 성향 부각과 원자재 가격 급변으로 인해 급격한 변동성을 경험했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5.26% 하락하여 4,949.67에 마감, 불과 4거래일 전 5,000선을 돌파한 후 단기간 내 다시 5,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거래 중에는 한국거래소가 ‘매도 사이드카’를 가동하며 시장 불안이 극대화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발동된 조치이다.

워시 Fed 의장 후보의 매파적 태도와 원자재 충격의 증시 영향
주요 하락 원인은 워시 후보의 통화 긴축 선호 입장이 부각된 점과 은 등 원자재 가격 급락이 직접적인 충격 요인으로 작용했다. 워시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Fed 이사로 근무하며 양적완화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이는 이번 인준 후보로 지명되면서 시장의 유동성 축소 우려를 자극했다.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또한 관련 펀드들의 담보 가치 하락과 대규모 매도 세력 확대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참여자별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2조5,168억원, 2조2,126억원을 팔아치우며 급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총 4조5,87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도 물량 흡수에 나섰으나 전체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 순매수 금액은 2021년 1월 동학개미운동 당시 기록을 뛰어넘은 사상 최대 규모이다. 코스닥 지수도 4.44% 하락해 1,1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아시아 지역 증시 역시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2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48% 하락하는 등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단기 조정에 가깝고, 불확실성 해소 후에는 강한 반등이 예상된다고 평가한다. 라이프자산운용 강대권 대표는 “1~2월간 급등에 따른 조정 국면이며, 3월부터는 실적 위주의 강세장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종가 기준 1464원 30전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반도체 빅2의 목표주가 상향, 2028년 수익성 둔화 전망
이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1조4,550억원)와 삼성전자(9,718억원) 등 ‘반도체 대장주’ 위주로 대규모 매도에 나섰으며, 기관 또한 두 종목에서 각각 4,615억원과 4,79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로 인해 두 종목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약 123조원의 가치가 증발했다.

최근 급등한 효성중공업, 현대차 등 주요 종목들도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에 포함되었다. 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상당히 상승하던 시점에서 미국발 불확실성이 매도 기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락세가 장기화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는 워시 의장이 매파적 견해를 고수하며 유동성 공급이 긴축될 가능성을 제기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현 시점에서 과도한 긴축은 어렵고, 인준 협상 기간 중 불확실성 해소가 기대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JP모간은 워시가 과거에 비둘기파적 입장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있으나, 중간선거 이후 다시 매파로 복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이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Fed가 유동성 흡수를 과도하게 진행한 상황이며, 현재는 금리 인하보다는 적정 수준 유지를 위한 정책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는 투자은행들이 최근 목표주가와 수익 전망을 크게 상향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목표가를 17만원에서 21만원, SK하이닉스는 84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올렸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도 각각 245조원, 179조원으로 국내 증권가의 평균치보다 크게 높다.
이 같은 상향 조정은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되고 D램 가격이 급등하는 시장 환경을 반영한 결과다. 2027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317조원, SK하이닉스 2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28년부터는 신규 공장 생산 가동으로 인해 수익성 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간, CLSA, 골드만삭스, 맥쿼리 등 글로벌 IB도 국내 ‘반도체 투톱’을 최선호주로 꼽으며 목표주가를 대체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종은 최근 주가 급등으로 고평가 우려가 제기돼 일부 금융사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장 조정은 워시 후보의 통화정책 기조가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며 단기 급락을 초래했으나,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투자자들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면서도,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정책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