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금과 시설자금, 이름만 다른 걸까

정책자금의 두 얼굴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

 

정책자금을 알아보는 순간 가장 먼저 마주하는 단어가 있다. 운전자금, 그리고 시설자금. 이름은 단순하다. 하나는 운영에 쓰는 돈, 하나는 시설에 쓰는 돈.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방향을 잘못 잡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운전자금은 말 그대로 기업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돈이다. 인건비, 원재료비, 임대료처럼 당장 숨을 쉬게 해주는 자금이다. 반면 시설자금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기계 도입, 공장 증설, 설비 개선처럼 규모와 구조를 바꾸는 데 쓰인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구분이지만, 심사 기준과 리스크 판단은 전혀 다르다.

 



 

문제는 많은 기업이 자금의 ‘성격’보다 ‘한도’와 ‘금리’에 먼저 반응한다는 점이다. 더 많이 나오고, 더 낮은 금리라면 일단 신청부터 한다. 하지만 시설자금은 계획의 구체성과 사업성, 상환 능력에 대한 검증이 훨씬 까다롭다. 운전자금 역시 단순한 생계 지원이 아니라 매출 구조와 회전 가능성을 본다.

 

정책자금은 돈의 종류가 아니라 기업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 가깝다. 지금 버티는 것이 우선인지, 아니면 확장이 필요한지. 현금을 메우는 것이 목적인지, 구조를 바꾸는 것이 목표인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어떤 자금을 선택하든 부담은 남는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성격은 다르다.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의 차이를 모르면, 정책자금은 기회가 아니라 또 하나의 짐이 될 수 있다.

작성 2026.02.11 20:13 수정 2026.02.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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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