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 설날에 떡국을 먹은 까닭은?

설날 아침,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가장 먼저 나누는 음식은 단연 떡국이다. 차례를 지낸 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떡국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새해 인사를 건네는 풍경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우리의 명절 문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일까.

 

떡국은 단순한 명절 음식이 아니라 ‘새해의 시작’을 상징하는 의례적 음식이다. 예로부터 설날에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여겼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떡국 몇 그릇 먹었느냐”고 물으며 나이를 가늠하곤 했다. 이는 떡국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새로운 시간의 문을 여는 상징임을 보여준다.

[사진: 가족들이 식탁에서 떡국을 먹고 있는 모습,gemin 생성]

떡국에 들어가는 가래떡의 흰색은 정결과 새 출발을 의미한다. 흰빛은 묵은해의 액운을 씻어내고 깨끗한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길게 뽑은 가래떡은 장수를 기원하는 상징으로 해석된다. 

 

어슷하게 썰어 넣은 떡의 모양이 옛 동전과 닮았다고 하여 재물과 복을 부른다는 의미도 더해졌다. 떡국 한 그릇에는 장수와 풍요, 건강과 안녕이라는 복합적인 기원이 담겨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풍습은 조선 시대 문헌에도 기록돼 있다. 세시풍속을 정리한 ‘동국세시기’에는 설날 아침 떡국을 먹는 관습이 소개돼 있으며, 이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임을 보여준다. 시대가 바뀌고 생활 방식이 달라졌어도 설날 떡국만큼은 여전히 많은 가정에서 지켜지고 있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떡국 문화가 단순한 식습관이 아니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음식을 나누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설날만큼은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며 마음을 모으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떡국은 ‘음식 이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설날의 떡국은 배를 채우기 위한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다짐의 그릇이다. 뜨끈한 국물 속에는 지난 한 해의 수고를 위로하는 마음과 다가올 날들에 대한 기대가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설날 아침, 떡국 한 숟가락을 뜨며 또 한 해의 시작을 조용히 맞이한다.

 

 

 

이기남 정기자 기자 ds3huy@kakao.com
작성 2026.02.14 21:32 수정 2026.02.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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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