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P에 의하면,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남성들에게 최소 주먹 한 줌 길이의 수염을 기르도록 강제하며 이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짧은 수염이나 서구식 헤어스타일을 금지하며, 이를 어기는 이발사와 손님들을 구금하거나 대학 성적을 감점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는 남성이 여성의 외형을 닮지 않아야 한다는 이슬람 율법 해석에 근거하고 있으며, 도덕 순찰대가 거리와 이발소를 매일 감시한다. 강압적인 통제로 인해 현지 이발소들은 영업 손실과 보복에 대한 공포를 겪고 있으며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받는 상황이다. 결국 아프가니스탄 남성들은 종교적 정체성을 강요받으며 일상적인 외모 선택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
탈레반의 ‘수염 검열’이 앗아간 신체의 자유… 이발소는 감시탑이 되고 대학은 사상 검증장으로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수염을 다듬고 머리 모양을 고르는 일은 우리에게 너무나 사소한 일상의 평화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아프가니스탄의 남성들에게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생존을 건 도박판이 되었다. 탈레반 정부가 ‘권선징악’이라는 명목 아래 개인의 신체 권리를 국가의 소유로 선언하며, 아프간 전역의 일상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수염의 길이를 재는 자가 거리마다 등장하고, 서구식 스타일을 연출했다는 이유로 차가운 컨테이너에 갇히는 기막힌 현실.
주먹 한 줌의 강요와 ‘사적 공간’의 실종
탈레반은 최근 성인 남성이 길러야 할 수염의 길이를 ‘최소 주먹 하나’로 못 박았다. 이 기준보다 짧게 깎는 행위는 즉각적인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된다. 탈레반의 칼리드 하나피 권선징악부 장관은 “국민을 이슬람법에 부합하는 외모로 인도할 책임이 정부에 있다”라며 이 조치를 정당화한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궤변에 가깝다. 국가가 ‘올바른 외모’의 기준을 독점하는 순간, 시민의 사적 영역은 사라진다. 이는 국가가 개인의 신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한 인간을 체제의 부속품으로 전락시키겠다는 선언이다. 턱 끝에 매달린 수염 한 줌의 길이는 이제 아프간 사회가 허용하는 자유의 폭을 측정하는 가장 서글픈 척도가 되었다.
"여성이 되려 하는가?"… 낙인과 감옥이 된 이발소
탈레반의 시각에서 면도는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닌 종교적 중죄이다. 전국 모스크에 배포된 8페이지 분량의 지침서는 수염을 깎는 남성을 ‘여성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자’로 낙인찍는다. 이러한 성별 정체성의 왜곡된 연결은 대중을 향한 체계적인 세뇌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처참하다. ‘가즈니’ 주의 한 이발사는 손님에게 서구식 머리를 해주었다는 이유로 차가운 컨테이너에 사흘 밤낮을 갇혀 있어야 했다. ‘쿠나르’ 주에서는 이발사들이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단속반이 들이닥칠 때마다 손님과 함께 숨어야 하는 이발소는 이제 휴식처가 아닌 국가 감시망의 최전선이 되었다. “누구도 질문할 수 없다. 모두가 그들을 두려워한다”라는 현지의 증언은 공포 정치가 일상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학 성적까지 저당 잡힌 미래 세대의 신체
이 광기 어린 통제는 교육의 현장인 대학 교정까지 침투했다. 카불 대학교의 학생들은 교수들로부터 “수염과 머리덮개가 적절하지 않으면 성적을 깎겠다”라는 협박에 시달린다. 학업의 성취도가 실력이 아닌 ‘수염의 길이’에 의해 결정되는 이 비상식적인 상황은 탈레반이 미래 세대의 사상적 순응을 끌어내기 위해 얼마나 치졸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꿈을 꾸어야 할 청년들에게 수염은 정체성의 표현이 아닌, 거부할 수 없는 통제의 굴레가 되어버렸다.
‘영국식 스타일’이라는 배척의 암호와 무너진 경제
탈레반은 서구적인 모든 문화를 ‘영국식 스타일’이라는 포괄적인 용어로 묶어 배척한다. 매일 같이 이발소에 들이닥쳐 “이슬람식으로 깎아라.”라고 윽박지르는 단속반의 기세에 핵심 고객층인 정부 관료들조차 발길을 끊었다. 체제 내부의 구성원들조차 스스로 검열하며 감시의 눈길을 피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민간 경제의 한 축이었던 이발소 산업은 고사 직전에 몰렸다. 취향이 존중받던 공간이 국가의 장악으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는 터전으로 변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