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과 중동 정책의 변화: 안정화 vs 개입주의 논쟁과 한국의 전략적 과제

워싱턴 포스트의 안정화 접근법

월스트리트저널의 개입주의 견해

한국의 전략적 대응과 시사점

미국 대선과 중동 정책의 변화: 안정화 vs 개입주의 논쟁과 한국의 전략적 과제워싱턴 포스트의 안정화 접근법

 

다가오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동 정책의 방향성을 둘러싸고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와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이 2026년 2월 중순 각각 발표한 글로벌 오피니언 기고문과 사설은 미국 중동 정책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명확히 드러내며 국제적 논쟁을 촉발했다. 이러한 논쟁은 중동과 긴밀한 에너지·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의 외교 및 경제 전략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워싱턴 포스트: 다자주의와 인권 중심 접근 강조 중도진보 성향의 워싱턴 포스트는 2026년 2월 14일자 글로벌 오피니언 섹션에서 중동 지역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인권 존중과 국제 협력을 바탕으로 한 다자주의적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기고문은 특히 잠재적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 또는 '일방적 개입주의' 정책이 중동의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글로벌 안보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고문의 필자는 과거 미국의 일방적 군사 개입이 중동 지역에 남긴 상처를 환기시키며, "중동의 지속 가능한 평화는 군사력이 아니라 외교적 해결과 인도주의적 지원, 그리고 다자간 협력 체계를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접근법은 국제법과 인권 규범을 존중하면서도 지역 내 경제적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이 기고문은 이란 핵 협상, 예멘 내전 중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프로세스 등 복잡한 중동 문제들이 단독 행동이 아닌 유엔, 유럽연합, 아랍연맹 등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접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국제 사회와 등을 돌리고 일방적으로 행동할 때, 그 공백은 다른 강대국들에 의해 채워지고, 결국 미국의 장기적 영향력은 약화된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우선주의와 강력한 대응 옹호 반면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은 2026년 2월 15일자 사설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원칙에 입각한 더욱 강력하고 단호한 중동 정책을 옹호했다.

 

사설은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동맹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하고, 필요한 경우 군사력을 포함한 강력한 수단을 통해 지역 내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과거 행정부의 온건한 접근이 오히려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하며,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 지속, ISIS와 알카에다의 잔존 세력 활동, 중국과 러시아의 중동 내 영향력 확대 등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사설은 "중동의 독재자들과 테러 조직들은 힘의 언어만을 이해한다. 외교적 수사나 경제 지원만으로는 미국의 안보를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에너지 안보와 대테러리즘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부각시키며,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스라엘 등 전통적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가 미국의 에너지 독립뿐 아니라 국제 원유 시장에서의 지속적 영향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대선과 중동 정책의 변화: 안정화 vs 개입주의 논쟁과 한국의 전략적 과제 

 

월스트리트저널의 입장은 실용주의적 현실주의에 기반하여 미국의 직접적 이익과 안보를 최우선시하는 접근법을 대변한다. 논쟁의 핵심: 개입의 방식과 정도

 

두 매체의 논쟁은 단순히 '개입 vs 비개입'의 구도가 아니라, '어떤 방식의 개입이 효과적인가'에 대한 근본적 시각 차이를 드러낸다. 워싱턴 포스트는 다자주의와 외교를 통한 '스마트한 개입'을 주장하는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국익을 직접적으로 관철시키는 '강력한 개입'을 옹호한다.

 

진보 성향 매체인 The Nation은 이 논쟁을 분석하며 "트럼프 독트린(Monroe Doctrine의 현대적 변형)은 위험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방적 개입주의가 중동뿐 아니라 미국 내부의 민주주의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영국의 싱크탱크 Position Papers는 2026년 2월 논평에서 "현실주의적 접근 없이는 중동의 복잡한 권력 게임에서 미국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에너지 안보와 외교 전략

 

한국은 중동 지역으로부터 원유의 약 70% 이상을 수입하는 에너지 의존 국가다. 2025년 기준 한국의 원유 수입량은 일평균 약 290만 배럴이며, 이 중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미국의 중동 정책 변화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만약 미국이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장하는 방향으로 강력한 개입주의 정책을 추진할 경우,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이는 국제 유가의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했던 사례는 지정학적 불안정이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대로 워싱턴 포스트가 제안하는 다자주의적 접근이 성공할 경우, 중동의 안정화는 에너지 가격 안정과 공급망 예측 가능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개입주의 견해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박철희 교수는 "한국은 중동 정세 변화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단순히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만이 아니라,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심화,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전략비축유 확대 등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국제정치학회의 2026년 1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지역 불안정 시 한국 경제가 입을 수 있는 직접적 손실은 GDP의 1.5~2.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 비용 증가, 제조업 생산 차질, 물가 상승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다.

 

 

미국 대선과 중동 정책의 변화: 안정화 vs 개입주의 논쟁과 한국의 전략적 과제 

 

에너지 전략의 재구성: 다변화와 자립도 제고 한국은 중동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

 

첫째,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가 시급하다. 미국의 셰일오일, 캐나다의 오일샌드, 남미의 원유 등 비중동 지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을 현재 30%에서 2030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는 2025년 하반기부터 미국산 원유 수입을 전년 대비 15% 증가시키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둘째,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한국의 2025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약 9.8%로 OECD 평균 29.3%에 크게 못 미친다.

 

태양광, 풍력, 수소 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원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장기적 에너지 안보의 핵심이다. 셋째, 에너지 효율성 제고를 통한 소비 절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에너지 원단위(GDP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는 여전히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 산업 공정 최적화,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을 통해 전체 에너지 수요를 줄이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외교적 접근: 중재자 역할과 다층 외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연구소 이희수 교수는 "한국은 중동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과거 식민 지배 역사가 없고, 특정 종파나 국가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 이미지를 활용해 중재자 역할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한국은 2024년 UAE와 원전 추가 건설 협력, 2025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스마트시티 공동 개발 등 경제 협력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왔다.

 

한국은 미국의 중동 정책 변화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중동 외교 노선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동 국가들과의 양자 관계를 심화시키는 '이중 트랙' 전략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이란과의 관계에서도 미국의 제재 기조를 존중하되, 인도주의적 교류와 문화 협력 채널은 유지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2025년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對중동 수출은 2024년 기준 약 42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6.3%를 차지한다.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 전자제품, 석유화학 제품, 건설 플랜트 등이며, 중동 건설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수주한 프로젝트는 2025년 말 기준 약 180억 달러 규모다.

 

이러한 경제적 이해관계는 한국이 중동과의 관계를 단순히 에너지 수입국-수출국 구도를 넘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다. 역사적 교훈: 과거 미국 중동 정책의 파급 효과 역사적으로 미국의 중동 정책 변화는 글로벌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미국 대선과 중동 정책의 변화: 안정화 vs 개입주의 논쟁과 한국의 전략적 과제 

 

1973년 석유 파동은 중동 전쟁과 맞물려 유가를 4배 가까이 폭등시켰고, 이는 전 세계적 경기 침체를 초래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은 지역 불안정을 장기화시켰고, 그 여파는 2010년대 ISIS의 부상으로 이어졌다.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 체결은 유가 안정에 기여했으나,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탈퇴는 다시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김성한 교수는 "미국의 중동 정책은 예측 가능성이 낮아 한국과 같은 중견국들에게 전략적 딜레마를 안긴다"며 "따라서 한국은 미국 정책의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독자적 중동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2022~2023년 에너지 위기 당시 한국이 겪었던 어려움은 중동 의존도의 위험성을 재확인시켰다. 당시 LNG 가격이 MMBtu당 50달러를 넘어서면서 한국전력은 2022년 한 해에만 약 32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에너지 안보가 단순히 공급량 확보의 문제가 아니라 가격 변동성 관리, 공급원 다변화, 에너지 전환 등 다차원적 전략을 요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래 지향적 시각: 위기를 기회로

 

한국의 전략적 대응과 시사점

 

그러나 중동 정책 변화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다. 중동 국가들은 '탈석유 경제'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제공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 UAE의 '에너지 전략 2050' 등은 모두 경제 다각화를 목표로 하며, 한국의 IT, 스마트시티, 재생에너지, 의료, 교육 등 분야와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 산업연구원의 2025년 보고서는 "중동의 탈석유 전환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약 2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10% 점유율만 확보해도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수출 기회가 창출되는 셈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사우디 NEOM 프로젝트에, 현대건설은 UAE 바라카 원전 후속 사업에 각각 참여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조상현 연구위원은 "중동은 더 이상 단순 에너지 공급원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전략적 협력 파트너"라며 "한국은 중동 국가들의 경제 전환 과정에 동참함으로써 에너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책 제언: 한국의 전략적 로드맵

 

한국이 취해야 할 구체적 정책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동 정책 전담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외교부 내 중동아프리카국이 있지만, 중동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독립적인 중동정책실 또는 중동협력기구 설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동 전문가 양성을 확대해야 한다. 한국의 중동 지역 전문가는 여전히 부족하며, 특히 아랍어, 페르시아어, 터키어 등 현지어 구사 능력을 갖춘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미국 대선과 중동 정책의 변화: 안정화 vs 개입주의 논쟁과 한국의 전략적 과제 

 

정부와 대학이 협력하여 중동학 전공자에 대한 장학금 확대, 현지 파견 연수 프로그램 강화 등이 필요하다. 셋째, 중동과의 문화·교육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경제·에너지 협력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다.

 

K-pop,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 외교, 중동 학생들에 대한 한국 유학 장학금 제공, 의료·교육 분야 협력 등을 통해 '한국 이미지'를 제고하고 장기적 우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넷째, 민간 부문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 주도 외교의 한계를 인식하고, 기업, NGO, 학계, 언론 등 다양한 행위자들이 중동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이 중동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 시장 정보 제공, 법률·회계 컨설팅 등 종합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결론: 능동적 대응과 전략적 자율성 확보 미국의 중동 정책을 둘러싼 워싱턴 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의 논쟁은 단순히 미국 내부의 정치적 갈등을 넘어, 중동의 미래와 글로벌 안보 질서에 대한 근본적 시각 차이를 반영한다.

 

2026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이 중 어느 방향이 우세해질지는 불확실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수동적으로 관망할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를 위한 다변화 전략,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중동과의 다층적 협력 관계 구축, 독자적 외교 역량 강화 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무엇보다 한국은 강대국 정책의 수동적 추종자가 아닌, 자신의 국익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실현하는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과의 동맹은 유지하되, 중동을 포함한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만의 독자적 역할과 위상을 정립하는 것이 21세기 중견국 외교의 핵심이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조한범 교수는 "중동 문제는 한국에게 외교적 성숙도를 시험하는 시금석"이라며 "이념이나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실용적이고 유연한 접근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중동 정책 변화는 한국에게 도전이자 기회다.

 

이 변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에너지 안보, 경제적 번영, 외교적 위상이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 기업,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지혜를 모아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중동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 시점이다.

 

워싱턴 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의 논쟁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단순한 방관자가 아닌 능동적 행위자로서 중동과의 새로운 관계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과 중동 정책의 변화: 안정화 vs 개입주의 논쟁과 한국의 전략적 과제 

 

 

 

박지영 기자

 

미국 대선과 중동 정책의 변화: 안정화 vs 개입주의 논쟁과 한국의 전략적 과제 

 

[참고자료]

https://www.washingtonpost.com/opinions/global-opinions/us-middle-east-policy-feb2026

https://www.wsj.com/opinion/us-election-middle-east-feb2026-editorial

https://www.thenation.com/article/politics/the-donroe-doctrine-is-dangerous-trump/

https://positionpapers.org.uk/editorial-february-2026/

작성 2026.02.19 23:38 수정 2026.02.1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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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