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어 경기 남부까지 퍼지는 ‘전세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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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심각한 매물 부족 현상을 겪으며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정책과 실거주 의무 강화가 맞물리면서 전세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자, 서울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임차 수요가 경기 남부권으로 밀려나며 수도권 전역으로 전세난이 번지는 모양새다.
■ "씨가 마른 전세"… 서울 주요 자치구 매물 '반토막'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9,264건으로 1년 전(2만 9,298건) 대비 34.3% 급감했다. 특히 서민 주거 비중이 높은 지역의 타격이 컸다. 성북구는 1년 사이 전세 매물이 91.1%나 사라졌으며, 관악구(-78.9%), 동대문구(-72.8%), 중랑구(-71.5%) 등도 매물 절벽 현상이 뚜렷했다.
매물 부족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도봉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는 2,000세대가 넘는 규모임에도 전세 매물이 단 4건에 불과하며, 전셋값은 두 달 새 약 8,000만 원가량 뛰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 6,948만 원으로 2년 전보다 8,000만 원 이상 상승했다.
■ "나갈 곳 없다" 세입자 '버티기'에 경기 남부까지 전세 가뭄
서울의 높은 전셋값과 매물 부족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기존 주택에 재계약으로 눌러앉는 '거주지 고착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1월 경기도 전세 갱신 계약 비율은 39.2%로 전년 대비 상승했으며, 용인 수지(53.6%), 성남 분당(49.7%) 등 인기 지역은 두 집 중 한 집이 재계약을 택했다.
이러한 여파로 전세난은 경기 남부 핵심 주거지로 확산 중이다. 경기도 전세 매물은 한 달 만에 약 3,000건이 사라졌다. 지역별로 성남 중원구(-45.9%), 광명(-39.1%), 용인 기흥구(-37.2%)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시장의 공급 대비 수요를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는 166.8을 기록하며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 5월 양도세 유예 종료 등 '정책 변수'… 공급난 심화 우려
전문가들은 향후 전세 시장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됨에 따라, 집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가 늘어날 경우 기존 임대 물량이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임대사업자에 대한 RTI(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 의무 적용 등 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도 비아파트(빌라·다세대) 시장의 거주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예상되고, 경기도 역시 전년 대비 입주 물량이 13.5% 줄어들 것으로 보여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상승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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