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남구 옥동 ‘필라테스 온’ 서효주 원장 |
울산 남구 옥동, 울산대공원을 마주한 한 건물 안에 자리한 ‘필라테스 온(Pilates ON)’. 이름부터 인상적이다. 전원을 켜듯, 운동을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지나가다 한 번 보고도 기억할 수 있게 짧고 직관적으로 짓고 싶었어요.” 서효주 원장의 말이다.
실제로 센터에 들어서자 과한 장식이나 인위적인 연출보다는, 햇빛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창밖으로는 울산대공원이 한눈에 펼쳐지고, 시간대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도 부드럽게 달라진다. 회원들은 운동 전후로 공원을 한 바퀴 돌거나 가볍게 러닝을 즐기기도 한다고 한다.
“운동하고 바로 옆에서 산책까지 할 수 있다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서 원장의 설명처럼, 이 공간은 ‘운동을 하러 일부러 찾아오는 곳’과 동시에 일상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장소에 가깝다.
▲ 사진 = 필라테스 온 |
필라테스 온의 또 다른 특징은 두 명의 강사가 함께 운영하는 센터라는 점이다. 그중 한 명은 서효주 원장의 어머니이자, 1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란' 선생님이다. “어머니가 필라테스를 굉장히 오래 하셨어요. 세미나나 워크숍도 꾸준히 다니셨고요. 제가 시작할 때도 어떤 교육이 좋은지, 어떤 방향이 맞는지 많이 물어봤죠.”
▲ 사진 = 필라테스 온 '란' 선생님 |
멘토이자 동료인 어머니의 존재는 서 원장이 필라테스를 단순한 운동이 아닌 ‘몸을 이해하는 도구’로 바라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두 사람은 같은 공간에서 수업을 하지만, 서로의 스타일을 존중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회원을 만난다. “회원분들도 제 수업, 어머니 수업에서 각각 얻어가는 게 다르거든요.”
서 원장은 미대를 졸업하고 체육 관련 회사에서 일하며 다양한 운동을 접했던 경험이 필라테스로 이어졌다. “조각을 전공하다 보니 인체를 다루는 데 익숙했고, 근육이나 관절의 움직임도 낯설지 않았어요. 필라테스를 하면서 제 몸이 바뀌는 걸 직접 느끼니까 자연스럽게 이 길로 오게 됐죠.”
전공 여부에 대한 고민은 오히려 끊임없는 공부와 교육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체형 교정, 근막 케어, 골프 피트니스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수업의 깊이를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 사진 = 필라테스 온 소그룹 수업 |
필라테스 온은 1:1 개인과 2:1 듀엣 레슨, 3:1 소그룹 레슨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원을 제한한 이유는 명확하다. “회원님들마다 몸 상태도 다르고, 운동을 시작한 이유도 다르잖아요. 소수로 해야 그걸 제대로 볼 수 있어요.”
수업은 필라테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능적인 움직임,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트레이닝을 함께 접목해 회원 개개인에게 필요한 방향으로 구성된다. 이 때문에 ‘정해진 틀’보다 ‘사람에 맞춘 수업’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센터의 분위기를 묻자 서 원장은 ‘편안함’을 가장 먼저 꼽았다. “회원님들끼리도 서로 인사하고, 운동하면서 힘든 이야기나 일상 이야기도 나누세요. 여기 와서 스트레스를 풀고 간다고 하시더라고요.”
수업이 끝나면 “안녕히 가세요”로 관계가 마무리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며 회원의 생활 습관과 몸의 변화를 함께 점검하는 시간도 이곳 수업의 일부다.
“어떤 운동이든, 움직이는 게 가장 중요해요” 운동에 대한 철학을 묻자 서 원장은 단호하면서도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필라테스를 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어떤 운동이든 맞는 운동을 한다면 다 효과는 있어요. 몸은 쓰지 않으면 굳고, 그게 결국 통증으로 이어지거든요.”
필라테스가 잘 맞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는 오히려 전문성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중요한 것은 ‘운동의 종류’가 아니라 ‘계속 움직일 수 있는 몸’을 만드는 일이다.
▲ 사진 = 필라테스 온 비포애프터 |
이 철학은 실제 사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무릎 수술 후 절뚝거리던 친구가 개인 레슨을 통해 러닝까지 가능해진 이야기,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전전하다가 필라테스를 통해 일상의 불편함이 사라진 회원의 경험, 70~80대 시니어 회원님이 수술을 피하고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이어가는 모습까지. “회원님들이 ‘이제 안 아파요’라고 말씀해 주실 때, 이 일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필라테스 온에는 세대를 잇는 회원들도 적지 않다. 딸이 다니다가 어머니가 오고, 다시 그 딸의 아이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좋은 걸 느끼니까 가족을 데리고 오시더라고요.” 서 원장의 말처럼, 이곳은 단순한 운동 시설이 아니라 ‘신뢰가 이어지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서 원장은 ‘무리한 확장’보다는 ‘지속 가능함’을 강조한다. 야외에서도 운동할 수 있는 환경, 유산소 운동까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바람은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곳을 찾는 회원들이 오래도록 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지키는 일이다.
“지금 당장은 괜찮다고 느껴도, 몸은 언젠가 신호를 보내요. 그 전에 움직이는 습관을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해요.”
울산대공원 옆, 일상의 흐름 속에서 몸의 스위치를 조용히 켜는 공간. 필라테스 온이 만들어가는 변화는 크지 않아 보일지 몰라도, 분명 오래 지속될 힘을 지니고 있었다. 이곳에서 쌓여갈 또 다른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기대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