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약이 거의 다 떨어졌다.
평소 같으면 새것을 꺼내 쓰면 될 일인데
괜히 아깝다는 마음이 먼저 든다.
있는 힘껏 꾹 눌러본다.
뒤에서부터 말아 올리고,
손바닥으로 한 번 더 밀어본다.
아주 조금, 정말 간신히 한 줄이 나온다.
그걸 보며 피식 웃음이 터졌다.
다른 것들은 생각보다 쉽게 버리면서
왜 다 쓴 치약만큼은
이렇게 끝까지 아끼려 드는 걸까.
어쩌면 치약이 아까운 게 아니라
‘끝’이라는 순간이
괜히 아쉬운 건지도 모르겠다.
조금이라도 더 쓰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남아 있길 바라는 마음.
다 쓴 치약을 짜내다
내 마음의 모양을 들여다본다.
아주 조금 남은 것을
끝까지 붙잡아보던
이상하고도 애틋한 마음이었다.
새것이 주는 편리함보다 익숙한 것의 마지막이 주는 애틋함에 더 마음이 가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