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류길홍] ‘한국방문의 해’를 무색하게 하는 호텔마다 제각각인 화장실 픽토그램

▲류길홍/경기대학교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최진실 기자]  손님은 디테일에서 감동한다는 말이 있다. 대대적인 관광 캠페인과 20303,000만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화려한 홍보 영상,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 속에서 우리는 종종 가장 기본적인 것을 놓친다. 바로 화장실 공공안내표지(픽토그램)이다.

 

한국방문의 해를 외치며 수천만 관광객을 맞이하겠다고 하지만, 막상 호텔 복도에 서면 방문객은 잠시 멈칫한다. 남녀 구분이 직관적이지 않은 그림, 추상화된 인체 실루엣, 성별을 상징하는 듯하지만 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디자인, 호텔마다 다른 화장실 픽토그램은 작은 혼란을 낳고, 그 혼란이 반복될수록 피로가 된다.

 

물론 디자인의 다양성은 창의성의 증거일 수 있다. 개성이 있는 공간,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한 사인 시스템은 분명 가치가 있다. 그러나 화장실은 예술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즉각적인 이해가 필요한 공공안내표지(픽토그램)이다. 그 기능적 본질이 흐려지는 순간, 디자인은 친절이 아니라 장벽이 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공공 사인의 보편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공항, 지하철, 대형 쇼핑몰에서 사용하는 공공안내표지(픽토그램)는 문화와 언어를 초월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여행지는 늘 낯선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표지판만큼은 쉽게 통해야 한다.

 

특히 호텔은 관광객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다. 체크인 직후, 객실을 찾아 헤매다 마주하는 화장실 표지 하나가 직관적이지 않다면 그 경험은 작지만 분명한 불편으로 남는다. 그것이 반복될 때 한국은 세련됐지만 어딘가 불친절하다는 인상이 쌓일 수도 있다.

 

더욱이 오늘날의 화장실의 표지는 단순히 남녀 구분을 넘어선다. 장애인, 어린이, 노인, 가족 동반 등 다양한 이용자를 고려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통일성과 명확성이 요구된다. 상징은 단순해야 하고, 보조 텍스트는 명확해야 하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해결책은 거창하지 않다. 정부, 관광 당국 차원의 가이드라인 제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 픽토그램(KS S ISO 7001, 그래픽 심볼 공공 안내 심볼)의 적극적인 사용 권장, 개별 호텔의 브랜드 개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기본 정보만큼은 통일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음식, 드라마, 기술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는 표지판 하나에서도 그 세심함이 드러나야 한다. 관광은 거대한 이벤트가 아니라, 방문객이 마주하는 수많은 작은 순간들의 총합이다.

 

화장실 문 앞에서의 3.

그 짧은 망설임을 없애는 일.

어쩌면 그것이 한국방문의 해를 진짜 빛나게 하는 시작일지도 모른다



류길홍 

경기대학교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한국품질진흥원(KSQ) 본부장

한국공공정책신문 이사




작성 2026.02.26 20:52 수정 2026.02.2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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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