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알람이 울렸다. 눈을 잠깐 떴다.
시간을 확인하고 몸을 일으킬까 말까 고민하다가
다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다시 잠이 들었다. 늦잠이다.
하지만 오늘은 정해진 시간에 맞춰 뛰어가야 할 일정은 없다.
어젯밤 늦게까지 일을 했고 마음도 머리도 꽤 오래 깨어 있었다.
늦잠은 게으름이 아니라 몸이 나에게 보내는 승인 같았다.
“이 정도는 괜찮아.”
“오늘은 조금 더 자도 돼.”
이불 속은 따뜻했고 창밖은 이미 밝아 있었다.
조금 느슨해진 아침이 나를 망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시 버틸 힘을 채운다.
오늘의 나는 잠을 더 잔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어제의 피곤한 나를 이해해준 사람이다.
늦잠은 어제의 마지막 인사 같고,
오늘로 가는 짧은 쉼표 같다.
늦잠은 포근한 이불 속에서 나에게 건넨 너그러운 허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