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 이하 ‘인권위’)는 2026년 3월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을 신중히 재검토하고 국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개선할 것을 권고하였다.
휴대전화 개통 절차에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 도입 시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 얼굴 영상 등에서 추출된 생체인식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등에 관한 근거를 「전기통신사업법」등 관계 법령에 마련할 것, 고령자, 장애인, 디지털 취약계층 등 생체인식정보 제공이 곤란하거나 생체인식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정보주체의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안면인증 대체 수단을 마련할 것, 국민을 대상으로 정책 시행 이전에 생체인식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등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설명하고, 정책 시행 이후에는 안면인증 기술의 안전성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생체인식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전 과정에 대한 보안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한 후 그 결과를 공표할 것
최근 대포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사기 전화) 등 금융사기 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포폰 유통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이동통신 3사 및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휴대전화 개통 절차에 안면인증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25. 12. 23.부터 시범 운영을 개시하여 2026. 3. 23.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안면인증은 신분증 사진과 실시간 얼굴 영상을 대조하여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타인의 신분증 도용이나 위·변조 신분증을 이용한 대포폰 개통을 차단하는 데 일정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인권위는 얼굴 영상 등에서 추출되는 생체인식정보가 변경이 곤란한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하여 유출될 경우 피해 회복이 어려울 수 있어 엄격한 보호가 요구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또한 오늘날 휴대전화는 금융거래, 공공서비스 이용, 모바일 신원확인, 플랫폼 노동 참여 등 행정·사회·경제활동 전반의 접근 수단으로 기능하는 사실상 필수적 인프라인 만큼,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뿐 아니라 통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 다양한 기본권 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출입국관리법」은 출입국심사 과정에서 내외국인의 생체정보의 수집·이용 근거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전자금융거래법」은 생체정보를 전자금융거래의 접근매체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는 반면,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등에서는 본인 여부 확인 방법으로 주민등록증과 같은 ‘증서 및 서류의 제시’를 규정하고 있을 뿐, 생체정보 이용에 관한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더불어, 안면인증 방식의 경우, 이른바 ‘내구제 대출’이나 법인 명의 우회 개통과 같이 명의자가 직접 개통 절차에 참여하는 유형의 대포폰 유통을 실질적으로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와 무관한 대다수 휴대폰 개통 신청자에게 기계적으로 민감정보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는 생체인식정보 제공을 원하지 않거나 제공이 어려운 고령자, 장애인, 디지털 취약계층 등에게 충분한 대체수단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면인증을 필수 절차로 요구하는 방식이며, 안면인증 기술의 구조적 특성상 인증 실패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보았다.
생체인식정보는 개인의 신체적 특성에 기반한 고유 식별정보로서 변경이 사실상 어렵고, 일반 개인정보에 비하여 보다 엄격한 보호가 요구되는 영역에 속함에 따라, 그 수집·이용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경우에는 정보주체가 느끼는 부담과 잠재적 위험이 적지 않다. 이에 인권위는 국민을 대상으로 생체인식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등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설명하고 안면인증 기술 안정성 관련 정보를 공개하며, 정기적인 보안점검을 실시하여 그 결과를 공표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앞으로도 인권위는 AI 등 급격하게 발달하는 디지털 기술환경 속에서 국민의 인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꾸준히 제도개선 검토를 이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