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에 대한 단상

영원한 갑과 영원한 을은 없다

새로운 갑으로 부상한 네티즌

양대 항공사 총수들의 갑질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갑질은 힘 있는 사람이 힘 없는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다.  그동안  힘 있는 사람들이 갑질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돈과 권력 외에 정보를 독점하고 통제하는 수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갑과 을의 지위도 변하고 있다. 이제 재벌총수는 노조를 무시하지 못한다.  군장성은 병사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고, 거대언론이나 정치인들은 개미군단의 댓글에 목을 맨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이 시대의 가장 큰 권력이 인터넷이기 때문이다. 

일방적 정보전달 시스템인 브로드캐스팅의 시대는 가고 개개인이 다양한 정보를 생산하고 여러 방향으로 주고받는 인터넷 포인트캐스팅의 시대가 왔다. 이런 시류를 타고 네티즌이 새로운 갑으로 등장했다. 그렇다고 이런 개미군단의 목소리가 다 옳다는 말은 아니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가짜 뉴스나 선동에 일반이 부화뇌동하는 것은 큰 폐단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을로서 억눌려 살아온 대중들이 거대한 갑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갑과 을이 바뀐 시대적 조류를 읽지 못한 사람들이 끝없이 갑질을 하다가 낭패를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세상에 영원한 갑도 없고 영원한 을도 없다.  갑이면서도 을처럼 살 수는 없을까.


논설주간  이봉수


 



이봉수 기자
작성 2018.07.17 12:16 수정 2020.07.0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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