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활동 방해 목적을 ‘테러’ 정의에 포함... 국민의 기본권 침해 우려

인권위, 테러방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신중한 검토 필요” 의견표명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 이하 ‘인권위’)는 2026년 3월 27일 국회에 계류 중인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에 대해, ‘테러’의 정의를 정치영역까지 확대하는 것은 명확성 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헌법 제2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헌법 제17조가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하였다.

 

개정안은 ‘테러’의 정의에 ‘정당의 민주적인 조직과 활동을 방해할 목적’을 추가하여, 정당 또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협박·폭력행위를 테러 범주에 포함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위는 현행 테러방지법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국가 및 공공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나, 테러방지법이 출입국, 금융거래, 통신이용 정보의 수집·분석 및 예방적 조치 등 강력한 공권력 행사를 수반하는 법률이라는 점에서, 그 적용 범위는 명확하고 엄격하게 한정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특히, 테러 개념이 정치영역까지 확대될 경우, 정당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항의 시위 등도 ‘테러’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결과 정치활동과 관련한 개인의 사회적 관계, 참여 이력, 정치적 성향 등의 정보가 테러위험 평가를 이유로 국가기관에 의해 과도하게 수집·분석될 우려가 있어 사생활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할 수 있고,

 

또한, 일반 시민이나 시민단체 구성원까지 테러방지법상 감시 대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높여, 국민이 자신의 정치적 표현이나 집회·시위 활동이 ‘테러’로 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로 스스로를 위축시키는 이른바 ‘위축효과(Chilling Effect)’를 초래하여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르면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다만 그러한 제한은 그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등 과잉금지원칙을 충족하여야 하며, 명확성 원칙에도 부합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본 개정안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검토한 결과, 그 제한이 아래와 같이 헌법상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개정안에 포함된 ‘정당의 민주적인 조직과 활동을 방해할 목적’이라는 개념이 추상적이고 해석의 여지가 넓어,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하고 수사·정보기관의 자의적 해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명확성 원칙 충족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정당 및 정치인에 대한 폭력·협박행위는 현행 형법, 공직선거법 등으로도 대응이 가능하며, 필요한 경우 현행 테러정보 수집·활용 체계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등에 대한 테러위협에 한정하여 확대·적용하거나 관련 법률을 보완하는 방식으로도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테러 개념 확대를 통해 국민의 민감한 정보를 국가기관이 광범위하게 수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보았다.

 

이에 인권위는 헌법 제17조(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헌법 제21조(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과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기본권 제한의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해당 개정안에 대해 충분하고 신중한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앞으로도 인권위는 국가 안전과 국민의 기본권 보호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관련 입법 및 정책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한 의견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작성 2026.04.02 11:06 수정 2026.04.0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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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