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인들의 부끄러운 출판기념회

이제 법으로 규제해야 할 때

 

통합 지방선거가 약 세 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철만 되면 출판기념회가 줄을 잇는다. 선거운동도 하면서 돈을 모으는 수단이 출판기념회이기 때문이다. 책 제목은 거창하지만 출판기념회에 가서 책을 직접 들여다보면 대부분 실망한다. 책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이고, 홍보 팸플릿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은 인쇄물이 많다.

 

정치인들은 말은 번드레하게 잘 하지만, 책을 쓸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책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다. 전문 작가도 아니고 일반인이라면 박사나 대학교수들도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문 지식은 뛰어나지만 이를 보통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려면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정치인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매일 돌아다니면서 온갖 행사에 참석하고 유권자들의 경조사까지 챙겨야 하는데, 글을 쓸 시간이 있겠는가. 시간이 있다고 해도 책을 쓸 정도로 재능과 실력이 있는 정치인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급조된 출판기념회용 책들은 사진만 잔뜩 들어 있고 제대로 된 글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걸 책이라고 냈냐면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조금 수준이 있는 책은 대필 작가가 쓴 책이라고 보면 거의 맞다.

 

이렇게 부끄러운 책들을 가지고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에 매달리는 이유는 일단 출판 기념회를 통하여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고, 선거법 등에 이를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 때부터 출판기념회를 여는 사람이 많다. 행사장에서 책은 정가대로 판매한다고 하지만, 봉투에 정가만 넣어 주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누가 몇 권을 샀는지도 알 수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을 교묘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이 출판기념회를 통한 모금이다. 여당과 야당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이를 규제하는 법은 만들지 않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당부한다. 그렇게 출판기념회를 하고 싶으면, 제대로 된 책부터 만들고 나서 행사를 하기 바란다. 수만 명의 문인 예술가들이 보고 있는데 부끄럽지도 않은가. 사람을 모으고 돈을 모으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인 자질이 안되는 사람은 부끄러운 출판기념회를 스스로 그만두기 바란다. 

 

그런 저질 책으로 행사를 할 바엔 불우이웃을 돕거나 가난한 독거노인들에게 밥 한 끼 챙겨주는 봉사활동이 백 배 낫다. 구 시대의 낡은 관행인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를 '표현의 자유'라면서 언제까지 보고만 있어야 하나. 이제 법으로 규제해야 할 때가 되었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지 그것이 문제로다.

 

작성 2026.04.06 11:55 수정 2026.04.0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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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