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지가 푸르러지고 망울이 터져 꽃자락 길을 여는 4월이다. '황무지(the waste land)'라는 시에서 T.S 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며 이렇게 읊조린다.
4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우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는 걸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주었으니
근원으로서의 뿌리가 단단한 대지를 뚫고 나오며 견뎌낸 아픔이 있었기에 비로소 이와 같이 연푸른 아름다움이 지금 여기 이 순간 4월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노래하는, 실로 역설적인 시구다.
이 역설의 시기 4월에 중견작가 양언모가 '색의 발견'을 테마로 사진개인전을 열어 관심을 끈다. 그의 정서적 터치가 빚어낸 렌즈 너머의 근원, 사색적 빛과 색이 관객을 감성미학적 산책의 세계로 이끈다. 작가의 전시 작품에 대한 문화평론가 조명동 문학박사는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
"근원에 대한 구도는 인류의 원형적, 본능적 정서다. 신화는 본원, 질서, 우주, 대지에 대한 은유적 함의를 담아낸다. 이래서 신화는 해석을 달리하며 전승되어 영원히 살아남는다. 양언모 작가의 작업은 마치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났다가 유혹과 위기를 극복하고 태생적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는 오디세우스의 항해 여로와 같다.
이러한 작업 탐색 과정에서 작가의 정서적 순간 터치가 오롯이 그 만의 사색적, 근원적 빛과 색으로 승화되어 작품의 해석이 무한해진다. 이건 중견작가의 풍모다. 자유다. 작가의 관념은 덤이고, 당연히 해석은 관객 각자의 몫이다. 근원인 뿌리가 단단한 대지를 뚫고 새싹을 돋우는 4월이다.
신화적 은유를 담아내는 빛과 색의 기원적 구도작가 양언모의 전시회 시기와 딱 들어맞는 4월, 금상첨화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이다. 각기 관객분들이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자기만의 절대적 감성의 자유를 오롯이 누리는 여유를 맛보시기를 바란다."
이 아름다운 4월에, 봄나들이하는 분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작가가 포착해 낸 사색적, 근원적 빛과 색의 사진예술 세계와 교감해 본다면 나들이하는 분들의 봄날이 한층 더 풍요로워지지 않겠는가.
양언모 초대 사진전 <색의 발견>은 JK 블라썸호텔 갤러리블라썸 B1(9호선 증미역 2번 출구에서 646m)에서 2026년 4월 7일(화) ~ 4월 28일(화)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