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한별 [기자에게 문의하기] /

곁에 있던 누군가 그것을 바라보다가,
꽃가지를 짓누르며 꿀을 빨아 먹는 새가 잔인해 보인다며
훠어이 훠어이 쫓아버렸지요.
- 고진하, <직박구리> 부분
산길을 가는데
새 한 마리가
허공을 가르며
잠자리를 입에 물고 날아간다.
아, 지금
잠자리는 어떤 기분일까?
아마
잠자리는
새의 부리에
온몸이 망가져
의식이 희미할 것이다.
오롯이
그 자신(Self)일 것이다.
고통보다는
허공을 날아가는
희열에 젖어 있지 않을까?
‘꽃가지를 짓누르며 꿀을 빨아 먹는 새’
‘잠자리를 입에 문 새’가
잔인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무심히 나 자신(Self)이 되어
바라보면,
삼라만상 서로 살을 나누고 있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