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인간의 진정한 소명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 즉 자아(Ego)를 넘어선 '자기(Self)'를 실현하는 일이다

고석근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 윤동주, <또 다른 고향> 부분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이야기.

 

진시황이 죽고 어린 아들 호해가 2대 황제가 되자, 환관 조고는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기묘한 시험을 한다.

 

조고는 황제에게 사슴 한 마리를 바치며 말했다.

 

“폐하, 아주 훌륭한 말 한 마리를 구해왔습니다.” 

 

황제는 웃으며 말했다.

 

“승상이 착각했구려, 사슴을 보고 말이라니?”

 

황제는 신하들을 둘러보았다.

조고의 권세가 두려웠던 신하들은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폐하, 말이옵니다.”  

 

그 유명한 사자성어 ‘위록지마(指鹿爲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황제 호해는 얼마나 참담했을까?

‘이게 꿈이야? 생시야?’

하지만, 호해는 생각했어야 했다.

‘황제’라는 게 아무리 높은 자리여도

그건 진정한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인간의 진정한 소명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 즉 자아(Ego)를 넘어선 자기(Self)를 실현하는 일이다.’

 

그는 스스로 다그쳐야 했다.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그가 백골의 고향을 넘어 아름다운 영혼의 고향, 진정한 자기(Self)를 실현하려 했더라면, (자신의 아픔보다) 한평생 억울하게 살다가는 만백성의 아픔이 더 강하게 와닿았을 것이다. 

 

그러면 그의 운명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는 ‘좋은 황제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6.04.16 10:59 수정 2026.04.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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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