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히말라야의 ‘칸첸중가’
안녕하세요. 한나라입니다. 신화는 시간에 새긴 신들의 연대기가 아니라, 세상을 만들어간 인간의 마음이 남긴 흔적입니다. 그래서 신화는 시간이 낡아도 사라지지 않고, 오늘도 우리의 가슴 속에서 숨처럼 되살아나 이야기가 됩니다. [3분 신화극장]은 신들의 이름을 빌려 인간의 얼굴을 비추는 등불입니다. 이제, 이야기의 문을 열어볼까요. Let’s go.
오늘은 눈이 침묵을 쌓고, 바람이 신의 이름을 부르는 곳 히말라야 동쪽의 거대한 산, 칸첸중가에 얽힌 신화, 사람들이 ‘다섯 보물의 설산’이라 부르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아주 오래전, 세상은 아직 욕망보다 경외가 앞서던 시절이었습니다. 하늘과 땅의 경계에는 다섯 개의 눈부신 봉우리가 솟아 있었고, 사람들은 그곳에 신들이 숨겨둔 다섯 가지 보물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금, 곡식, 성스러운 경전, 무기, 그리고 마지막 하나, 보이지 않는 지혜. 그러나 그 보물은 누구에게나 허락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산은 침묵으로 사람을 가려냈고, 마음이 무거운 자는 그 눈길 위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어느 날, 한 젊은 왕이 그 보물을 모두 차지하겠다는 뜻을 품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강했고, 많은 사람을 거느렸으며 자신의 의지가 하늘보다 높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눈은 깊어지고, 숨은 짧아졌습니다. 동료들은 하나둘 뒤처졌고, 마침내 그는 홀로 남게 되었지요. 그때, 눈보라 속에서 한 노승이 그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왜 이 산을 오르는가.”
“모든 것을 가지기 위해서다.”
노승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이 산의 보물은 가지려는 자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 순간, 거센 눈보라가 왕을 덮쳤고 길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는 끝내 정상에 닿지 못한 채 산 아래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날 이후 깨달았습니다. 칸첸중가의 다섯 보물은 손으로 쥐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비울 때 비로소 드러난다는 것을. 그래서 지금도 그 산을 오르는 이들 중 일부는 정상을 눈앞에 두고도 일부러 발걸음을 멈춥니다.
그래서 히말라야의 오래된 길 위에서는 서로의 발걸음을 앞지르지 않는 약속이 전해집니다. 누군가를 넘어 정상에 닿는 순간, 이미 산의 뜻에서 멀어졌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칸첸중가의 눈은 오늘도 조용히 내려앉아 사람들의 마음을 가늠합니다. 얼마나 높이 올랐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비워냈는지를 묻기 위해서입니다. 그곳은 정복의 장소가 아니라 머리를 숙여야 할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 멀리서 눈보라가 낮게 울린다면
그건 어쩌면 칸첸중가가 들려주는 한마디일지도 모릅니다.
“가장 큰 보물은 끝내 가지지 않는 것이다.”
한 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한나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