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가치를 더하고, 역사에 숨결을 불어넣다
[더인사이트뉴스 박주환 기자] 집이라는 공간의 의미가 변하고 있다. 과거의 집이 단순히 잠을 자고 머무는 ‘생존의 공간’이었다면, 현대의 집은 거주자의 취향과 철학이 담긴 ‘문화의 공간’이자 ‘치유의 안식처’다. 그중에서도 욕실은 가장 사적인 공간인 동시에,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세컨드 리빙룸’으로 격상되었다.
전남 순천을 거점으로 리모델링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국제타일아트 박봉신 대표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타일 한 장에 예술적 감각을 담아내는 기술자인 동시에, 지역의 역사를 보존하는 충무사의 수호자로 살아가고 있다.
◆타일, 공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마침표
박봉신 대표가 이끄는 국제타일아트는 순천 지역에서 ‘믿고 맡기는 곳’으로 통한다. 그 비결은 단순하다. 기본에 충실하되, 관행과는 타협하지 않는 박 대표의 고집 때문이다. 많은 업체가 화려한 겉모습에 치중할 때, 박 대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 공사에 집중한다. 누수와 방수, 수도 설비 등 욕실의 본질적인 기능을 완벽히 해결하지 않은 인테리어는 사막 위의 성과 같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타일 시공은 단순히 벽에 돌을 붙이는 작업이 아니다. 물의 흐름을 읽어내는 정밀한 공학이자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술, 그리고 최종적으로 거주자의 삶을 즐겁게 만드는 종합 예술이다. 인테리어의 본질은 화려한 겉모습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는 데 있다”
그는 최근 인테리어 시장의 대형화·시스템화 추세에 맞춰 ‘원데이(One-day) 시공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시공 기간을 단축하면서도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공정마다 엄격한 매뉴얼을 적용한다. 특히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부터 실용성을 중시하는 중장년층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타일 라인업을 확보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경영인의 옷을 벗고, 역사의 문지기가 되다
박봉신 대표의 일과는 일반적인 사업가와는 조금 다르게 흘러간다. 오전에는 거친 공사 현장에서 시공팀을 진두지휘하지만, 오후에는 정갈한 옷차림으로 순천 충무사를 향한다.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48호인 충무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박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이곳의 관장을 맡아 사당 관리와 제례 거행을 책임지고 있다. 지역 경제를 책임지는 경영인이 왜 그토록 고단한 '역사의 문지기' 역할을 자처했을까.
“이순신 장군의 정신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이다. 미리 준비하면 근심이 없다는 그 가르침은 현장에서 타일을 붙이는 저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완벽한 시공을 위해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는 것, 그리고 지역 사회의 뿌리를 잊지 않고 지켜나가는 것은 결국 같은 맥락의 일이다”
그의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1년에는 '대한민국 문화경영대상' 역사보존/타일업체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비즈니스 성과와 공익적 가치를 동시에 실천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라는 평가다.
◆기술로 짓는 희망, “노숙인의 자립 돕고 싶어”
박 대표는 최근 소외계층을 위한 기술 전수 프로그램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경제적 기반을 잃은 노숙인들이나 청년 실업자들이 타일 기술을 배워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실무 교육 센터 건립을 꿈꾸고 있다.
현장 인력의 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젊고 유능한 기술자를 양성하는 것이야말로 업계의 미래를 밝히는 길이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바쁜 일정 중에도 주거 환경이 열악한 이웃들을 찾아 무상으로 보수 공사를 지원하는 등 조용한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를 향한 설계, 건축 그 이상의 가치
최근 국제타일아트는 조립식 건축과 철구조물 신축·증축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며 종합 건축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욕실이라는 부분적 공간에서 집 전체를 아우르는 공간 설계자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규모가 커져도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 고객이 부르기 전에 먼저 문제를 찾아내고, 시공 후 문제가 발생하면 끝까지 책임진다는 ‘평생 관리 서비스’다. 박 대표는 “고객이 그만 오라고 손사래 칠 때까지 사후 관리를 하는 것이 나의 영업 전략”이라며 웃어 보였다.
◆진심이 담긴 기술은 배신하지 않는다
박봉신 대표와의 인터뷰 끝자락에서 그가 강조한 것은 '진심'이었다. 타일 사이의 미세한 간격 하나를 맞추는 세심함, 무더위 속에서도 충무사의 잡초를 뽑는 성실함,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따뜻함이 모여 지금의 국제타일아트를 만들었다.
순천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일 명장이자 문화 파수꾼으로 거듭나고 있는 박봉신 대표. 그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것은 단순히 화려한 욕실이 아니라, 사람과 공간, 그리고 역사가 어우러진 ‘진정한 삶의 터전’이었다.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하고 나눔으로 마음을 채우는 그의 행보가 지역 사회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더 전파할지,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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