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에서 시작된 새로운 실험, 청년 예술가를 살리는 것은 ‘지원’이 아닌 ‘관계’

청년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필통창작센터와 글로벌 공익법인 매그너스프라임파운데이션이 추진하는 ‘with you(동행)’는 기존의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관계를 중심에 둔 구조로 설계됐다. 핵심은 단기 성과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삶의 기반이다.


이 프로그램은 5월 19일부터 20일까지 충남 공주시에서 진행된다. 일정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설계된 흐름을 가진다. 참여자는 도시를 소비하지 않는다. 도시 안으로 들어가 시간과 사람을 경험한다. 공주는 역사와 생활이 동시에 축적된 공간이다. 이 밀도 자체가 창작의 재료로 기능한다.


체류 공간으로 선택된 공주하숙마을은 과거 교육도시의 생활 방식을 복원한 장소다. 이곳에서의 숙박은 휴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낯선 환경에서의 체류는 감각을 재정렬한다. 이어지는 향토음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다. 지역의 기억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창작의 출발점은 감각이며, 이 프로그램은 그 지점을 정확히 건드린다.


첫날은 인문학과 공간 경험이 결합된다. 시인 박용주와 함께 수촌리 고분군을 오르는 일정은 과거의 서사를 현재의 언어로 변환하는 훈련이다. 이후 이어지는 야간 동선은 제민천과 산성시장, 공산성을 잇는다. 이 구간은 지역 자산이 현대 콘텐츠로 재구성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참여자는 관찰자가 아니라 해석자로 이동한다.


둘째 날은 장인과의 접촉이다. 도예명장 이재황은 기술을 설명하지 않는다. 긴 시간 축적된 선택과 실패를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청년은 예술을 직업이 아니라 생존 방식으로 인식하게 된다. 단순한 동기 부여와는 다른 층위다.


프로그램의 구조는 명확하다. 공간은 감각을 열고 사람은 정서를 지지하며 장인은 방향을 제시한다. 이 세 요소가 결합되면 청년은 외부 자원 없이도 스스로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얻게 된다.


김효섭 대표는 지역을 창작의 원천으로 본다. 지역은 소비 대상이 아니라 생산의 기반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우재 대표는 사회적 가족이라는 개념을 강조한다. 이는 일시적 지원을 넘어 지속되는 관계망을 의미한다.


예술가의 실패는 능력보다 고립에서 시작된다. 연결이 끊어지는 순간 창작은 방향을 잃는다. 이 프로그램은 그 단절 지점을 겨냥한다. 짧은 일정이지만 관계의 시작점을 만든다. 이후의 시간은 그 연결이 확장하는 과정이 된다.


예술 시장은 빠르게 변한다. 살아남는 기준도 바뀌었다. 피카소는 파리의 네트워크 속에서 성장했고, 앤디 워홀은 관계 자체를 전략으로 삼았다. 결국 예술은 개인의 재능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구조 속에서 확장된다.


공주에서의 이틀은 하나의 실험이다. 결과는 숫자로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청년 예술가를 살리는 힘은 더 많은 지원이 아니라 더 깊은 연결에 있다.

작성 2026.04.27 10:08 수정 2026.04.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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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