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阿里巴巴)가 AI 시대를 맞아 조직, 기술,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전환에 나서고 있다. 이번 기획 시리즈는 1부 개괄과 큰 그림을 시작으로, 2부 조직 개편과 우융밍 체제, 3부 토큰 경제 기반 수익 모델, 4부 영상 AI와 시장 경쟁 전략까지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알리바바의 AI 전략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이번 글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알리바바가 그리고 있는 AI 시대의 전체 전략 구조와 ‘토큰 경제’라는 핵심 개념의 출발점을 짚어본다.
중국 알리바바(阿里巴巴)가 AI 사업 전반에서 조직과 기술,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재편하며 ‘토큰 중심 경제 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플랫폼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최근 중국 IT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화 중 하나는 알리바바의 AI 사업 전면 재편이다. 단일 제품 출시나 서비스 개선을 넘어, 모델·클라우드·애플리케이션을 하나의 구조로 통합하려는 시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그 핵심 축에는 대규모 언어 모델 첸원(Qwen, 千问)이 있다. 최신 버전인 첸원 3.6 플러스는 글로벌 개발자 플랫폼에서 높은 호출량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개발자 생태계 확보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

영상 생성 영역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해피호스(快乐马)는 기존 강자인 시댄스(Seedance, 即梦), 커링(可灵)과 경쟁 구도에 진입하며 후발주자로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알리바바가 텍스트 중심 AI를 넘어 멀티모달 영역까지 전략적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멀티모달(Multimodal)이란 말은 ‘여러 가지(Multi)’ + ‘양식·방식(Modal)’이 결합된 용어로, 한국어로는 ‘다중 양식’ 또는 ‘다중 모드’ 라고 번역이 된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형태(모달리티)의 데이터를 함께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이를 쉽게 말하면 전통적인 AI가 ‘글만 읽거나’ ‘소리만 듣는’ 단일 감각의 존재였다면, 멀티모달 AI는 사람처럼 보고, 듣고, 읽고, 쓰는 통합 능력을 갖춘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개발 도구 측면에서는 먀오위(秒悟)가 등장했다. 이 말은 ‘순간적으로 깨닫다’ 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이해하다’라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으며, 알리바바 ATH 사업군의 AI 개발 도구가 빠르고 직관적인 ‘지능형 에이전트(智能体)’ 개발을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지능형 에이전트’ 개발을 위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도구로, 향후 AI 애플리케이션 시장 확대의 기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기업용 플랫폼 바이롄(百炼)에서는 토큰 소비량이 급증하며 실제 수익 구조와 연결되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개별 사업의 성과가 아니라 구조적 재편의 결과로 해석된다. 알리바바는 2024년 3월 ATH(Alibaba Token Hub)를 신설하고, 4월에는 그룹 차원의 기술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는 기존처럼 사업부 단위로 분산된 AI 개발 방식을 통합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토큰(Token, 词元)’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 모델이다. 기존 인터넷 기업의 핵심 지표가 트래픽, 거래액(GMV, Gross Merchandise Volume), 사용자 수였다면, 알리바바는 AI 시대의 핵심 단위를 토큰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시말하면, 모델은 토큰을 생성하고, 클라우드는 이를 전달하며, 애플리케이션은 토큰을 소비한다. 그리고 이 소비 구조가 곧 수익으로 연결된다. 이는 AI를 단순 기능이 아닌 ‘운영체제’로 정의하는 접근이다.
이 모델은 미디어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콘텐츠 생성, 편집, 유통 전 과정이 AI 토큰 기반으로 재편될 경우, 기존의 광고·구독 중심 수익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상, 게임, 인터랙티브 콘텐츠 영역에서는 해피 오이스터(快乐蚝)와 같은 오픈월드 생성 모델이 새로운 제작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우융밍(吴泳铭)이 주도하는 이번 전략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플랫폼 구조 재정의에 가깝다. AI 모델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개발 도구, 콘텐츠 생태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고, 이를 토큰 경제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우융밍(吴泳铭)은 알리바바 AI 총공세의 지휘관이자, ATH(Alibaba Token Hub) 사업그룹의 총괄책임자다. 2026년 3월 설립된 ATH는 통의 연구실(通义实验室), MaaS 업무 라인, 첸원(千问)·우쿵(悟空) 사업부, AI 혁신 사업부를 하나로 묶은 ‘알리바바 AI의 총참모부’다. 우융밍은 이 조직의 목표를 ‘토큰(Token)의 창조, 전달, 활용’ 세 단어로 압축하며, 단순한 모델 개발을 넘어 AI를 하나의 독립적인 ‘비즈니스 운영체제’로 재편하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결국 그의 손에 달린 것은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 회사에서 ‘AI 시대의 운영체제 제공자’로 탈바꿈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중심에 ‘토큰’이라는 새로운 가치 단위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 여부다.
결과적으로 알리바바의 이번 ‘토큰 경제로의 재편 내지는 대전환 ’은 세 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째, AI를 기업 내부 기능이 아닌 외부 생태계 중심 인프라로 확장한다는 점이다. 둘째, 수익 모델을 트래픽 기반에서 연산 소비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점이다. 셋째, 콘텐츠와 서비스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 미디어 산업 입장에서 이는 단순한 해외 기업 동향이 아니다. 콘텐츠 제작 방식, 플랫폼 수익 구조, AI 도입 전략 전반에 걸쳐 참고해야 할 새로운 기준이 등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토큰 기반 비용 구조와 AI 서비스 과금 모델은 향후 국내 플랫폼 기업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알리바바의 전략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모델·클라우드·애플리케이션을 하나로 묶는 구조가 정착될 경우 AI 산업의 경쟁 기준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기술 경쟁을 넘어 ‘운영 체제 경쟁’으로 확장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알리바바가 제시한 ‘토큰 경제’와 AI 운영체제 전략은 단순한 기술 방향이 아니라 기업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수준의 변화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한 전략이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분산된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를 하나로 묶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알리바바가 왜 기존의 ‘제후할거’ 구조를 해체하고, ATH와 기술위원회를 중심으로 어떤 방식의 조직 통합을 추진했는지,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우융밍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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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