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阿里巴巴)가 AI 시대를 맞아 조직, 기술,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전환에 나서고 있다. 이번 기획 시리즈는 1부 개괄과 큰 그림을 시작으로, 2부 조직 개편과 우융밍 체제, 3부 토큰 경제 기반 수익 모델, 4부 영상 AI와 시장 경쟁 전략까지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알리바바의 AI 전략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이번 글에서는 세 번째로, 토큰 경제 기반 수익 모델을 분석한다
중국 알리바바(阿里巴巴)가 AI 시대의 핵심 수익 모델로 ‘토큰(Token)’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즈니스 구조 재편에 나섰다. 토큰을 단순 기술 지표가 아닌 ‘경제 단위’로 정의한 이번 전략은 플랫폼 산업 전반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AI 전략은 이제 조직 통합을 넘어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 해답이 바로 ‘토큰 허브(Token Hub)’다. 이 명칭은 단순한 기술 플랫폼이 아니라, 향후 알리바바 수익 구조의 중심이 무엇이 될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기존까지 토큰은 대형 모델에서 API 과금 단위 또는 연산 소비량을 나타내는 기술적 지표에 가까웠다. 그러나 우융밍(吴泳铭)은 이 개념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토큰을 기업 경영의 핵심 단위이자, 사실상 ‘화폐’로 재정의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2026년 3월 실적 발표에서 알리 클라우드는 외부 상업화 수익 1,000억 위안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동시에 향후 5년 내 클라우드 및 AI 상업화 수익을 연간 1,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이 목표를 뒷받침하는 핵심 지표가 바로 토큰 소비량이다. 바이롄(百炼) MaaS 플랫폼에서 공공 모델 서비스의 토큰 사용량은 단기간에 6배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이용자 증가가 아니라, AI 서비스가 실제 경제 활동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리바바가 제시한 ‘토큰 중심 산업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핵심은 ‘창조-전달-소비’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다. 첫째, 창조 단계에서는 첸원(Qwen, 千问)과 같은 대형 모델이 토큰을 생산한다. 여기서 토큰은 단순 텍스트 단위가 아니라, 지능과 연산 결과가 결합된 ‘가치 단위’로 작동한다.
둘째, 전달 단계에서는 알리 클라우드와 MaaS 플랫폼인 바이롄(百炼)이 토큰을 기업과 개발자에게 공급한다. 이는 기존 클라우드의 CPU·스토리지 판매와 달리 ‘지능 자체’를 유통하는 구조다. 셋째, 소비 단계에서는 첸원(千问) 애플리케이션과 우쿵(悟空) 등의 서비스가 토큰을 실제 사용자 경험으로 전환한다. 사용자의 질문, 콘텐츠 생성, 업무 처리 등 모든 상호작용이 토큰 소비로 연결된다.
이 세 단계가 결합되면 하나의 새로운 경제 순환이 형성된다. 토큰이 생산되고, 유통되며, 소비되는 과정 자체가 곧 매출과 직결되는 구조다. 이는 기존 인터넷 산업의 ‘트래픽→광고→수익’ 모델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구조가 B2B와 C2C를 동시에 포괄한다는 것이다. 기업 고객은 MaaS를 통해 토큰을 구매하고, 일반 사용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토큰을 소비한다. 두 흐름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플랫폼 전체의 가치가 증가하는 구조다.
MaaS라는 말은 Model as a Service의 약자로, 한국어로는 ‘모델 서비스화’ 또는 ‘모델형 서비스’ 라고 번역하게 되는데,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나 비전 모델 등 AI 모델 자체를 인터넷을 통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형태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한다. 즉, 기업이나 개발자가 복잡한 AI 모델을 직접 훈련하고 배포하지 않고, 클라우드 플랫폼에 올라가 있는 모델을 ‘호출’해서 사용하고 그 사용량(토큰 수 등)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은 알리바바의 ‘풀스택 AI’ 역량이다. 알리바바는 칩, 모델,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내부적으로 구축하며 하나의 완결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서 풀스택 AI(Full-Stack AI)라는 것은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계층을 하나의 조직 또는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운영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굳이 한국어로 변환하자면 ‘전 계층 AI’ 또는 ‘통합 스택 AI’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칩 영역에서는 핑터우그어(平头哥)가 자체 GPU 개발과 양산에 성공하며 연산 인프라를 확보했다. 모델 영역에서는 첸원(Qwen, 千问)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플랫폼은 바이롄(百炼)이 담당하며, 애플리케이션은 첸원(千问)과 우쿵(悟空)이 사용자 접점을 형성한다.
이 구조에서 토큰은 단순한 계산 단위가 아니라 ‘가치가 흐르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칩이 생산성을 높이고, 모델이 지능을 생성하며, 플랫폼이 이를 유통하고, 애플리케이션이 소비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토큰은 마치 현금처럼 순환한다. 결국 알리바바가 추진하는 것은 AI 기업으로의 전환이 아니다. 더 정확히는 ‘AI 기반 비즈니스 운영 체제’를 구축하는 시도다. 모든 거래와 서비스가 토큰 단위로 측정되고, 과금되며, 확장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 변화는 한국 미디어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콘텐츠 제작과 유통 과정이 AI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비용 구조는 인력과 제작비에서 연산 비용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생성형 AI 기반 콘텐츠 생산이 확대되면, 토큰 사용량이 곧 제작 비용이 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또한 플랫폼 경쟁력 역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에는 사용자 수와 체류 시간이 핵심 지표였다면,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토큰을 생성하고 소비하게 만드는가’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할 수 있다. 알리바바의 ‘제2의 창업’은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이다. 토큰을 중심으로 한 경제 구조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플랫폼 산업의 수익 모델 자체를 재정의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알리바바가 제시한 메시지는 단순하다. “토큰을 따라가면, 돈의 흐름이 보인다.”
토큰을 중심으로 한 알리바바의 수익 구조는 모델,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의 경제 시스템으로 묶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AI를 단순 기술이 아니라 ‘돈이 흐르는 구조’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이 전략의 성패는 결국 시장에서 결정된다.
다음 글에서는 비디오 생성 AI ‘해피호스’를 중심으로, 알리바바가 실제 콘텐츠 시장과 멀티모달 경쟁에서 어떤 방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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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