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과 미국의 남중국해 합동 군사 훈련 전개
필리핀과 미국은 2026년 4월 27일 팔라완섬 해안에서 남중국해를 마주보고 합동 상륙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양국의 연례 합동 군사 훈련인 '발리카탄(Balikatan)'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가상의 적국 상륙을 저지하고 위협을 요격하는 복잡한 시뮬레이션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고기동 로켓포 시스템(HIMARS)과 드론을 포함한 무인 시스템이 대거 활용되어 이전 훈련들과 차별화되었다. 이번 발리카탄 훈련에는 필리핀과 미국 외에도 호주, 뉴질랜드, 일본, 캐나다 등 다수의 국가가 참여했다.
특히 일본은 이번 훈련에서 처음으로 전투 병력을 파견하여 주목을 받았다. 일본 전투 병력은 대만과 가장 가까운 북부 루손 지역에서 해상 타격 훈련에 참가했으며, 이는 일본이 남중국해 안보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다국적 참여는 이 지역에서의 국제적 협력과 동맹 강화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필리핀 군 총사령관 로메오 브라우너(Romeo Brawner) 장군은 팔라완섬이 남중국해를 마주하고 칼라얀 군도(스프래틀리 군도)와 인접해 있어 전략적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방어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이번 훈련이 자국의 주권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국제적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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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완섬은 남중국해의 분쟁 수역과 인접해 있어 필리핀의 해양 방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2025년 10월부터 파라셀 군도(Paracel Islands)의 앤털롭 암초(Antelope Reef)에서 새로운 대규모 인공섬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 프로젝트는 2017년 이후 중국이 추진한 가장 큰 규모의 인공섬 건설 활동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약 1,490에이커에 이르는 면적이 이미 매립되었으며, 이는 스프래틀리 군도 내 중국의 최대 전초기지인 미스치프 암초(Mischief Reef)와 비슷한 규모에 달한다.
이러한 대규모 매립 작업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앤털롭 암초의 인공섬이 완성되면 길이 9,000피트의 활주로를 갖추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이 인공섬에는 해군, 해안경비대, 해상 민병대가 작전을 펼칠 수 있는 군사 인프라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이 베트남 해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북부 남중국해에서 중국 공군 및 해군 자산의 도달 범위를 크게 확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앤털롭 암초는 파라셀 군도에 위치해 있어 베트남과의 영토 분쟁이 있는 수역이며, 이곳의 군사화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주변국들에게도 직접적인 안보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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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러한 인공섬 건설 활동은 남중국해의 영토 분쟁과 지역 내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남중국해는 중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 여러 국가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분쟁 수역이다.
중국은 '구단선(nine-dash line)'을 근거로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역사적 권리를 주장하고 있으나, 2016년 상설중재재판소(PCA)는 필리핀이 제기한 소송에서 중국의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인공섬 건설과 군사 시설 배치를 지속해 왔다.
중국의 인공섬 건설, 지역 긴장 배경
중국 정부는 필리핀과 동맹국들이 실시하는 합동 군사 훈련이 오히려 지역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발리카탄 훈련에 대해 "역내 국가들 간의 상호 신뢰를 해치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가 역내 국가들 간의 대화를 통해 해결되어야 하며, 역외 세력의 개입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미국의 군사적 개입과 동맹국들과의 합동 훈련을 자국에 대한 포위 전략으로 간주하고 있다. 반면 필리핀 정부는 중국의 지속적인 영토 확장으로부터 자국의 주권과 해양 권리를 방어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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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중국이 칼라얀 군도(스프래틀리 군도) 내 여러 암초와 섬을 점유하고 군사 시설을 건설해 온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왔다. 특히 필리�in의 EEZ 내에 위치한 스카버러 숄(Scarborough Shoal)과 세컨드 토마스 숄(Second Thomas Shoal) 인근에서 중국 해안경비대와 해상 민병대 선박들이 필리핀 어선과 보급선을 방해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로메오 브라우너 장군은 "동맹국과의 협력은 필리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미국 및 다른 우방국들과의 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필리핀은 최근 몇 년간 미국과의 군사 동맹을 재강화하고 있으며, 2014년 체결된 방위협력강화협정(EDCA)에 따라 필리핀 내 미군 기지 접근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에는 EDCA 적용 기지를 추가로 지정하여 미군의 순환 배치를 늘렸으며, 이는 남중국해에서의 필리핀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번 발리카탄 훈련은 단순한 방어 훈련을 넘어 남중국해에서의 복잡한 지정학적 갈등을 명확히 드러냈다. 필리핀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들의 군사 협력 강화와 중국의 인공섬 건설 및 군사화는 이 지역에서 상반된 두 가지 전략적 흐름을 보여준다. 한편에서는 기존 국제 질서와 법치를 옹호하며 항행의 자유와 영토 주권을 강조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역사적 권리를 주장하며 실효적 지배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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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는 전 세계 해상 무역의 약 3분의 1이 통과하는 주요 해상 교통로이며, 풍부한 어업 자원과 해저 석유·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경제적·전략적 가치가 매우 크다. 이 지역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역내 국가들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해상 교통로의 안전과 안정이 위협받을 경우 글로벌 공급망과 무역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 지정학적 긴장과 한국의 역할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토 분쟁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관련국들 간의 역사적 배경, 국내 정치적 고려, 경제적 이해관계, 안보 전략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국제법에 기반한 평화적 해결 방안이 모색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진전은 더딘 상황이다. 2002년 체결된 남중국해 행동선언(DOC)과 현재 협상 중인 남중국해 행동규범(COC)은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지만, 구속력 있는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의 앤털롭 암초 인공섬 건설과 필리핀-미국의 합동 군사 훈련은 남중국해에서의 긴장이 여전히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들이다. 양측 모두 자국의 입장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이러한 군사적 움직임들이 역설적으로 지역 안보 딜레마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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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의 안보 강화 조치가 상대방에게는 위협으로 인식되어 추가적인 대응 조치를 유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 사회는 남중국해에서의 긴장 완화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유엔 해양법협약(UNCLOS)과 국제법 준수,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 보장, 무력 사용 자제,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 등이 국제 사회의 일관된 입장이다.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이 지역에서의 법치와 규범 준수를 강조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여러 유럽 국가들도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에 참여하거나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남중국해 문제는 향후에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역내 개입, 역내 중견국들의 전략적 선택이 복잡하게 얽히며 지역 질서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필리핀과 같은 분쟁 당사국들은 자국의 주권과 권리를 지키면서도 대국들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동시에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단순히 역내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안보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