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함묵증 아이를 위한 집에서의 훈련법 – 부모가 만드는 안전한 말하기 환경

“말해봐” 대신, 아이는 무엇을 필요로 할까

집은 훈련장이 아니라, ‘회복 공간’이어야 한다

부모가 만드는 ‘말하기 환경’ 4단계 훈련법

[놀이심리발달신문] 선택적 함묵증 아이를 위한 집에서의 훈련법 – 부모가 만드는 안전한 말하기 환경   조우진 기자 

“말해봐” 대신, 아이는 무엇을 필요로 할까

 

“집에서는 그렇게 잘 말하면서 왜 밖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해?” 이 질문은 많은 부모가 매일같이 던지는 말이다. 답답함에서 나오는 말이지만, 아이에게는 또 하나의 압박이 된다. 선택적 함묵증을 가진 아이에게 말하기는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불안을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VID 단계에 있는 아이는 말하기 이전에 이미 몸이 굳어 있다. 심장은 빨라지고, 시선은 아래로 향하며,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한마디만 해봐”라는 말은 격려가 아니라 부담으로 작용한다. 부모가 바꿔야 할 첫 번째 질문은 이것이다. “왜 말을 안 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말할 수 있는 상태가 될까?” 말하기는 결과다. 그 이전에 필요한 것은 ‘안전감’이다. 

 


집은 훈련장이 아니라, ‘회복 공간’이어야 한다

 

많은 부모가 집을 ‘연습 공간’으로 만든다. “엄마랑 연습해보자” “이거 말해보자” 의도는 좋지만 방향이 잘못되면 아이는 집에서도 긴장하기 시작한다. 선택적 함묵증 아이에게 집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말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 아이들은 이미 밖에서 충분히 긴장하고 있다.


집까지 긴장의 연장선이 되면 회복할 시간이 사라진다. 실제로 한 사례를 보면, 6세 지아는 어린이집에서 말을 하지 않았다. 엄마는 매일 집에서 발음 연습을 시켰다. 처음에는 따라 하던 아이가 점점 말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집에서도 ‘평가받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부모는 접근 방식을 바꿨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기 시작했다. 그 결과, 아이는 다시 집에서 말을 하기 시작했고 그 안정감이 점차 외부로 확장되었다.

 


부모가 만드는 ‘말하기 환경’ 4단계 훈련법

 

집에서의 훈련은 ‘강요’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말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핵심은 점진적 접근이다. 


 

① 감정 표현부터 시작하기

 

말하기의 시작은 문장이 아니라 감정이다. “오늘 기분 어땠어?” → “좋아? 싫어?” 이처럼 선택지를 주는 질문이 효과적이다. 말하지 못하면 고개로 표현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표현했다’는 경험이다.

 


② 선택권을 주는 대화 만들기

 

아이에게 말할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사과 먹을래? 바나나 먹을래?” “이거 할래? 저거 할래?” 선택 상황은 아이에게 ‘짧은 언어’를 사용할 기회를 만든다. 강요 없이 자연스럽게 말이 나오는 구조다.

 


③ 놀이 속에서 말하기 유도하기

 

아이에게 가장 안전한 공간은 ‘놀이’다. 인형놀이, 역할놀이, 보드게임, 이 모든 활동은 말하기의 부담을 낮춘다. 예를 들어, 엄마가 인형 목소리로 말한다. “안녕, 나랑 놀래?” 아이도 인형을 통해 대답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직접 말하는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④ 작은 성공을 크게 인정하기

 

“잘했어”보다 중요한 말은 “용기 냈네”다. 한 단어, 한 번의 속삭임, 한 번의 눈 맞춤. 이 모든 것이 ‘성공’이다. 이 경험이 쌓일수록 아이의 뇌는 ‘말해도 안전하다’고 학습한다.

 


부모의 태도가 훈련의 결과를 결정한다

 

같은 방법을 써도 결과가 다른 이유는 부모의 태도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감정을 그대로 읽는다. 부모가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해진다. 부모가 조급하면 아이도 더 긴장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훈련은 아이의 말하기가 아니라 부모의 기다림이다.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속도를 존중하는 적극적인 선택이다.

 


말은 연습이 아니라 ‘안전에서 나온다’

 

많은 부모가 말하기를 ‘훈련’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선택적 함묵증 아이에게 말은 기술이 아니다. 환경의 결과다. 안전하다고 느끼면 말한다. 안전하지 않으면 침묵한다. 그래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오늘부터 한 가지만 바꿔보자. “말해봐” 대신 “괜찮아, 천천히 해도 돼” 이 한 문장이 아이의 첫 문장이 될 수 있다.

작성 2026.05.01 02:24 수정 2026.05.01 02:25

RSS피드 기사제공처 : 놀이심리발달신문 / 등록기자: 조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