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기준, 중국 숏클립 플랫폼 도인(抖音)의 전략 변화는 명확하다. 기존 ‘콘텐츠(内容)’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에서 ‘관계(关系)’ 중심의 생활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단순 기능 확장이 아니라, 플랫폼 수익 구조와 사용자 행동 패턴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도인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지역 생활 서비스(本地生活) GMV를 770억 위안에서 8,500억 위안으로 확대하며 약 50배 성장했다. 그러나 2026년 1분기 들어 성장률은 80%에서 25% 미만으로 급감했고, 상인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 항저우, 청두 등 주요 도시의 자영업자들은 단체구매(团购)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지적한다. 수수료와 인플루언서 마케팅 비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익이 남지 않는 구조라는 것이다.

단체구매는 다수 소비자가 공동으로 구매해 할인 혜택을 받는 방식으로, 중국 O2O 시장의 핵심 모델이다. 도인은 여기에 숏폼 영상과 라이브 콘텐츠를 결합해 ‘발견형 소비’를 만들어냈다. 사용자는 영상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발견하고 즉시 구매한 뒤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는 구조다. 이는 ‘콘텐츠 → 관심 → 구매 → 방문 → 후기’로 이어지는 폐쇄형 소비 루프를 형성한다.
하지만 이 구조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낮은 사용률(核销率)이다. 충동 구매된 쿠폰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평균 사용률은 50~6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메이퇀(美团)의 90% 이상과 비교해 크게 낮다. 결과적으로 상인 입장에서는 ‘매출은 있으나 이익은 없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 원인은 도인의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 유도 방식에 있다. 사용자는 우연히 노출된 콘텐츠에 의해 소비를 결정하지만, 이는 계획된 소비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방문으로 이어질 확정성이 낮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인은 독립형 앱 더우셩셩(抖省省)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검색 기반 소비를 강화하고, 구매까지의 경로를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전체 GMV 중 검색 기반 주문 비중이 50%를 넘어선 점에 착안한 전략이다. 즉 ‘발견형 소비’에서 ‘의도형 소비’로 일부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다.
반면 가오더 지도(高德地图)는 정반대 접근을 택했다. 2025년 출시된 사오지에팡(扫街榜)은 콘텐츠가 아닌 실제 방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점을 추천한다. 하루 수억 건의 위치 데이터와 이동 패턴을 분석해 방문 빈도, 재방문율, 이동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무엇을 말했는가’가 아니라 ‘어디를 갔는가’를 기준으로 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사용자에게 높은 신뢰도를 제공하며, SNS 마케팅에 취약한 소상공인에게도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로 출시 100일 만에 6억 6천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입점 상점 중 상당수가 동네 소형 점포였다.
가오더 지도는 알리바바(阿里巴巴) 생태계와 결합해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샨고우(闪购)는 즉시 배송, 어러머(饿了么)는 음식 배달, 페이주(飞猪)는 여행 예약을 담당하며, 지도 기반으로 ‘탐색 → 주문 → 소비’ 전 과정을 연결한다. 이는 ‘의도 기반 소비’ 구조로, 도인의 ‘발견 기반 소비’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이러한 경쟁 구도 속에서 도인의 진짜 전략은 단순 커머스가 아니다. 핵심은 ‘숏클립 → SNS → 상업’으로 이어지는 완성형 루프 구축이다. 2026년 4월 출시된 싱광상청(星光商城)은 그 신호탄이다. 도인은 채팅 환경에서 말풍선, 이모티콘 등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가격은 1위안 수준이며, 10일 한정 사용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결제는 가상 화폐 싱광(星光)을 통해 이루어진다.
싱광은 플랫폼 내에서만 사용되는 인앱 크레딧으로, 사용자 참여와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다. 이는 암호화폐와는 다른 개념의 플랫폼 포인트 시스템이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디지털 아이템 판매지만, 본질은 SNS 기반 수익 모델 실험이다. 도인에 따르면 하루 3억 명이 채팅 기능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미 친구 탭, 그룹 채팅, 파일 공유, AI 기반 소셜 네트워크 등 관계 인프라가 구축된 상태다.
이 전략은 과거 QQ의 아바타·스킨 유료화 모델과 유사하다. 콘텐츠 소비보다 채팅이 더 높은 체류 시간과 반복 사용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도인은 이를 통해 ‘수익’이 아닌 ‘습관’을 만들고, 장기적 수익 구조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물형 기능인 차이단푸다이(彩蛋福袋)는 사용자 간 관계를 활용한 바이럴 구조를 만든다. 이는 소비를 ‘가격’이 아닌 ‘관계’ 기반으로 유도하려는 시도다. 결국 도인은 ‘고객 확보’ 중심에서 ‘관계 유지’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더우셩셩은 거래 효율을 높이는 2.0 전략이고, 싱광상청은 관계 기반 소비를 만드는 3.0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도인의 과제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메이퇀이나 셰청(携程)이 장악한 소비 인식 구조를 전환하는 것. 둘째, 복잡한 진입 구조를 개선해 소상공인 친화성을 확보하는 것. 셋째, 소액 결제를 시작으로 고부가가치 SNS 상품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도인의 지역 생활 서비스 위기는 쇠퇴가 아니라 구조 전환의 과정이다. ‘트래픽’ 중심에서 ‘신뢰’와 ‘이행’ 중심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이다.
과거 도인이 사용자의 ‘시청 시간’을 판매했다면, 이제는 ‘관계’를 자산화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이 전환이 성공할 경우, 도인은 단순 콘텐츠 플랫폼을 넘어 ‘버추얼 소셜 경제’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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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