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우 화가, 고밀도 목재 패널 활용 '산'·'동해 일출' 연작 제작

현대 회화에서 지지체(Support)의 선택이 작품의 의미와 물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는 가운데, 남인우 화가가 고밀도 목재 패널을 활용한 연작 <산(2021.12)>과 <동해 일출>을 제작해 공개했다. 대한민국의 자연 경관인 백두산과 동해 일출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 연작은 애국가 1절의 이미지를 회화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남인우 화가는 일반적인 캔버스 대신 고밀도 목재 패널을 지지체로 채택했다. 목재 패널이 지닌 고유의 나이테와 옹이를 인위적으로 제거하지 않고 작품의 조형적 요소로 활용한 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산>에서는 화면 중앙에 위치한 옹이의 형태를 백두산의 지형적 굳건함을 연상시키는 시각적 장치로 사용했으며, <동해 일출>에서는 목재 결의 흐름을 바다의 물결과 연결시키는 구성을 취했다.

제작 기법에서는 안료를 한 번에 도포하지 않고 수십 차례에 걸쳐 겹겹이 쌓아 올리는 적층 방식을 적용했다. 천연 광물 가루와 하이브리드 안료를 직접 배합해 사용했으며, 이렇게 형성된 두터운 마티에르(Matière)는 빛의 각도에 따라 표면의 명암과 색감이 달라지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남인우 화가는 이러한 작업 방식을 '신물질주의(Neo-Materialism)'로 규정하고, 시각적 재현을 넘어 재료 자체의 물성이 작품의 의미를 전달하는 매개가 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연작의 화면 구성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서사적 구조를 띤다. <산>에서는 묵직한 질감과 수직적 구도를 통해 산세의 견고함을 표현했고, <동해 일출>에서는 고채도의 푸른색과 붉은색이 교차하며 일출의 역동적 에너지를 시각화했다. 두 작품 모두 색채의 배분과 면의 분할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안정된 구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동양 철학적 균형감의 연장선이다.

재료의 물리적 특성도 작품의 주제 의식과 맞닿아 있다. 고밀도 목재 패널은 캔버스에 비해 습도와 온도 변화에 따른 변형이 적고, 두터운 안료 적층을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 강도를 갖추고 있다. 남인우 화가는 이러한 물리적 견고함이 백두산과 동해라는 모티프가 지닌 항구적 이미지와 동일한 맥락에 놓인다고 보고 있다. 관람자가 화면 앞에 섰을 때 시각뿐 아니라 표면의 요철과 질감에서 촉각적 경험까지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것도 이러한 재료 선택의 연장선이다.

남인우 화가는 "목재 패널의 옹이와 결은 자연이 수십 년에 걸쳐 만들어낸 고유한 흔적"이라며 "이 흔적 위에 안료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과정을 통해, 자연의 시간성과 작가의 의도가 하나의 화면 안에서 결합되는 작업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은 2021년 12월 제작되었으며, 남인우 화가는 목재 패널 기반의 마티에르 회화 연작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작성 2026.05.01 21:28 수정 2026.05.0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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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