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곽 전세 80% 증발, 주거 사다리 끊기나

실거주 의무와 규제 강화의 역설... 서울 아파트 전세 공급 절벽 심화

중랑·관악·노원 등 외곽 지역 전세 매물 '바닥', 강남권은 상대적 여유로 양극화 뚜렷

전셋값 상승이 불러온 매매가 압박, 무주택 실수요자 '내 집 마련' 압박 가속화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 유례없는 '매물 가뭄'이 닥쳤다. 특히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면서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양상이다. 집주인들의 실거주 전환 움직임과 정부의 1주택자 비거주 규제 강화 기조가 맞물리며 전세 공급망 자체가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버핏뉴스] 중랑·관악·노원 등 외곽 지역 전세 매물 '바닥', 강남권은 상대적 여유로 양극화 뚜렷 사진=ai생성이미지

 

최근 부동산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서울 전역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전과 비교해 약 30%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중순 2만 7,000여 건에 달하던 매물은 현재 1만 8,000건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전세를 찾는 수요는 꾸준하지만 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턱없이 부족해 수급 불균형이 임계점에 도달한 상태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지역별 양극화다. 강남권과 용산 등 이른바 '상급지'는 매물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한 반면, 중랑구와 관악구, 노원구 등 외곽 지역은 전세 매물이 전년 대비 70~80% 이상 사라졌다. 특히 중랑구의 경우 기존 매물의 85%가 증발하며 사실상 시장 기능이 마비된 '매물 실종' 상태다. 송파구만이 대규모 단지 영향으로 유일하게 매물이 소폭 증가했을 뿐, 서울 대부분 지역이 전세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장에서는 '실거주 요건' 강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이 축소되고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기존에 전세를 주던 임대인들이 계약 갱신 시점에 맞춰 본인 주택으로 입주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서울 강남의 한 대단지 아파트도 1,000가구가 넘는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거래 가능한 전세 매물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집주인들이 절세와 규제 대응을 위해 직접 거주를 택하면서 시장에 나올 물건이 원천 차단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공급 부족은 필연적으로 가격 폭등을 불러왔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 보증금은 전년 대비 약 7% 이상 상승하며 7억 원대를 넘어섰다. 강동구와 송파구 등은 1년 사이 전셋값이 15% 이상 치솟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시장에서 밀려난 수요자들이 결국 매매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까지 동반 상승시키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최근 서울 외곽 지역의 매매가 상승률은 서울 평균을 웃돌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서울 전세 시장은 정책적 요인과 시장의 수급 원리가 충돌하며 심각한 왜곡 현상을 보이고 있다. 주거 사다리의 핵심인 전세 공급이 위축될수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유연한 규제 적용과 공급 확대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작성 2026.05.02 09:13 수정 2026.05.0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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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